방한 4종 이미지/사진=온병원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한파 속에 체온 유지는 단순한 추위 극복을 넘어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핵심적인 '의료적 조치'가 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마스크, 목도리, 장갑, 내복 등 이른바 '방한 4종 세트'만 제대로 갖춰도 겨울철 발생하기 쉬운 심뇌혈관 사고와 호흡기 질환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겨울철 마스크는 감염병 예방 이상의 보건적 기능을 수행한다. 영하권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폐로 직접 유입되면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기도가 수축해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내뱉는 숨 속의 따뜻한 습기가 유입되는 공기를 데우고 습도를 조절해주는 '가습기' 역할을 한다. 이는 호흡기 점막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찬 공기 노출로 인한 급격한 혈압 상승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자의 돌연사 예방에도 기여한다.

우리 몸에서 온도 변화에 가장 민감한 부위는 목이다. 목에는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굵은 혈관인 경동맥이 흐르는데 이곳이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즉각 수축하며 뇌압이 상승한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목도리만 잘 둘러도 체감 온도를 최대 3도 이상 높일 수 있으며 이는 겨울철 발생 빈도가 높은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 장갑 역시 말단 부위 혈액순환을 돕는 필수품이다. 추위 노출 시 인체는 주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사지로 가는 혈액량을 줄인다. 이때 장갑을 착용하지 않으면 손가락 끝의 동상 위험은 물론 관절 주위 근육이 경직되어 낙상 사고 시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두꺼운 외투 한 벌이 낫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온 효율 면에서는 얇은 내복 한 벌이 훨씬 앞선다. 내복은 피부와 겉옷 사이에 정지된 공기층을 형성해 체온이 외부로 방출되는 것을 막는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체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신체 면역력은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복 착용을 통해 심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겨울철 면역 저하를 막고 기초 대사량을 유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유홍 부산온병원 통합내과 부원장(내과전문의)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층에게 방한 용품은 단순한 의류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의료 장비와 같다"며 "실외 활동 시 신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응급 상황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