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합병(M&A) 철회까지 염두에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린 태광산업은 내달 19일까지 잔금을 지급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애경산업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애경산업은 현재 2080치약 금지 물품 검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0일 2080치약 수입 제품 6종을 검사해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에서 최대 0.16%의 '트리클로산'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트리클로산은 비누·치약 등에서 사용돼 온 살균 성분이다. 호르몬 교란 가능성과 항생제 내성 우려가 반복 제기됐고 식약처는 2016년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선 0.3% 이하면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하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애경산업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 2900만개 제품 전량을 회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늦장 대응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다. 애경산업은 2080치약 수입 제품 6종에 대한 자체 검사를 지난해 12월 15일 시작했다. 9일 뒤인 24일 중국 Domy(도미)사가 제조한 치약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애경산업은 공식적인 제품 회수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문제 사실을 인지했을 경우 판매업체는 5일 안에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애경산업은 2주가 지난 시점에야 계획서를 제출했다. 의도적으로 보고를 늦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던 식품의약안전처도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논란으로 애경산업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도 재거론 되고 있다. 2011년 당시 살균제 이용자 1740명 이상이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애경산업은 '판매사'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책임을 회피해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막지 못했다.
태광산업은 인지도가 높은 애경산업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B2B 시장에서 B2C 시장으로 빠르게 안착하려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하고 대체제가 많은 업계 특성상 브랜드이미지 실추는 치명적"이라며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의 복귀도 변수다. 태광그룹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최근 M&A 행보와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가 관계있다고 본다. 안정적인 복귀를 위해 리스크가 큰 거래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해석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현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제품 리콜 조치와 향후 당국의 행정처분이 브랜드 신뢰도와 애경산업의 실적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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