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팡 법인 주주들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시민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쿠팡 차고지 모습. /사진=뉴시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며 국제투자분쟁(ISDS) 절차에 나서자 쿠팡을 둘러싼 소비자 여론이 '탈퇴·불매'와 '이용 지속'으로 갈리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통상과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책임은 물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이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22일(현지시각)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과도한 조사와 행정 조치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미국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관세 부과 등 무역 조치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USTR은 청원서 접수 후 45일 내 조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ISDS 중재의향서도 제출했다. ISDS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상대 국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통보하는 문서다. 제출 즉시 중재가 개시되지는 않지만 90일 이후 정식 중재 제기가 가능하다. 중재로 이어질 경우 손해배상 문제와 함께 통상·외교 이슈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쿠팡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미국 투자사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 정부를 우습게 보는 것 같아 화난다. 바로 탈퇴·불매하자"며 '탈팡'을 제안했다. 다른 소비자들은 "쿠팡이 얼마나 편하고 좋은데 계속 애용할 것"이라며 "로켓배송 포기 못 한다"면서 투자사 논란과 별개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온라인에서는 "약소국이라고 깔보는 것 같다" "주권 문제로 볼 수 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압박으로 보인다" 등 외국 자본의 개입 자체를 문제 삼는 의견도 이어졌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은 사실이고 분명한 책임 문제"라거나 "정부 조사 자체는 필요하다"는 등 비교적 공통된 시각이다.


미국 투자사들의 ISDS 절차와 쿠팡의 거리두기 입장이 맞물리며 이번 사안은 기업 문제를 넘어 규제 정책과 통상 질서, 기업 책임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 대응과 쿠팡의 후속 조치가 향후 여론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