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비만치료제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미약품 타워. /사진 한미약품 제공.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글로벌 빅파마 비만치료제 제품들이 전 세계적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차별화된 전략을 통한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과 HK이노엔을 필두로 일동제약, 디앤디파마텍, 셀트리온, 대우제약 등이 K위고비를 목표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티드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제품은 서양인에 맞춰 나온 기존 치료제와 달리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 등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되며 허가 절차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GIFT로 지정된 경우 일반 심사 대비 약 25%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비만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제품은 위장관계 이상 등 약물 부작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며 "H.O.P 프로젝트로 준비 중인 신약 중 하나로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이 진행 중인 H.O.P 프로젝트는 총 6개의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으로 구성된 신약개발 프로젝트다.
HK이노엔이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허가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HK이노엔 스퀘어. /사진=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은 IN-B00009의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이다. IN-B00009는 2024년 글로벌 바이오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물질로 HK이노엔이 국내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확보해 비만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번 신약은 주 1회 투약하는 주사제 방식이며 최근 국내 임상 3상 목표 환자 313명 모집을 완료한 상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 업체 중 두 번째인 임상 3상에서 연내 투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해외와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3상까지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며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역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을 출시할 예정이다.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기술이전과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체 경구화 기술인 오랄링크를 통해 흡수율을 극대화한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서 2023년과 2024년 미국 멧세라에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6종을 기술이전하며 성과를 인정 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방 분해를 촉진하면서도 기존 치료제의 단점인 근손실을 최소화하는 경구용 치료제(CT-G32) 개발 중이며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적용된 패치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급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규모가 매년 24~27% 수준으로 고속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030년 이후에는 2000억달러(약 288조8800억원) 규모 초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제약사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제품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신기술이 개발된다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