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이 테슬라에 책정하는 보험등급이 지난해 7등급에서 올해 5등급으로 떨어졌다./사진=이미지투데이

‘테슬라는 5등급, GV60은 19등급’
자동차 보험료 검증 기관인 보험개발원이 미국 전기차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GV60에 각각 부여한 보험료 등급이다. 개발원이 공개하는 이 등급은 전체 1∼26등급 중 1등급에 가까울수록 사고 때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로 알려져 있다. 등급이 낮으면 반대다. 

두 자동차는 같은 전기자동차에다 가격도 비슷하지만 등급 격차가 크다. 그렇다면 낮은 등급이 매겨진 테슬라가 아이오닉5보다 상대적으로 보험료를 더 내야 할까.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를 포함한 모델Y, 모델S의 보험료 등급은 지난해 7등급에서 올해 5등급으로 바뀌었다. 통상 보험개발원은 한 브랜드 내 다양한 자동차를 대상으로 각각 보험료 등급을 책정하지만 테슬라 경우 브랜드 하나로 통합해 매긴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자동차는 가격과 상관없이 부품값도 비싸고 부품 수급 기간도 길어서 서비스센터와 손해사 모두 한 번 고장나면 처리하는 게 골칫거리”라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이 매년 발표하는 차량별 보험 등급은 운전자가 내차의 피해 보상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자차(자기차량손해 담보) 보험료 산정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보험개발원이 사고 때 차의 손상 가능성과 수리비 등을 추산해 각 차량의 등급을 매긴다. 등급이 떨어질수록(1등급에 가까워질수록) 자동차 가격 대비 수리비용이 커 보험료도 비싸진다는 의미다. 

테슬라 전기차는 모델3, 모델Y, 모델S 등은 람보르기니보다도 보험 등급이 낮다. 올해 람보르기니는 7등급으로 책정됐다. 테슬라 보험 등급이 낮은 이유는 이는 테슬라 전기차의 적정 보험 등급 산출의 근거 자료도 부족해서다.

보험개발원은 전년 말 기준 특정 제조사 차량의 자동차 보험 가입 대수가 5000대를 넘어야 충돌 실험 등을 거쳐 별도의 보험 등급을 부여한다. 개별 차종은 보험 가입 대수가 1만대 이상이어야 한다. 

테슬라는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국내 판매 물량이 적은 고가의 수입차보다 높은 5등급을 부여받았다. 이 등급은 ‘임의 등급’이긴 하지만 실제 보험사의 자차 보험료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면 올해 1월 출시한 GV60 전기차가 우량 등급(19등급)을 부여받은 건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가 차량 출시 전 개발원에 신차를 제공해 자체 등급 산출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격이 6000만원 안팎인 GV60 전기차가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 대비 수리비가 적게 든다는 점을 인정받아 양호한 등급이 매겨졌다. 

통상 자동차 보험 등급이 1년 전보다 1등급 강등되면 보험 갱신 때 자차 보험료가 5% 높아진다. 예를 들어 테슬라 보험 등급이 지난해 7등급에서 올해 5등급으로 두 계단 악화돼 소비자가 보험사에 내는 자차 보험료는 10% 올랐다는 것이다. 

매년 초 새로 발표하는 보험 등급엔 각 보험사의 실제 자동차 보험 운용 실적이 반영된다. 특정 차량의 사고비 지출이 많다면 등급에 반영돼 보험료가 뛸 수 있는 셈이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는 보험사들도 꺼리는 자동차”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