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른 전직 영국 경찰 데이비드 캐릭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로이터
20년 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여성을 성폭행한 영국 경찰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런던 서더크 크라운 법원은 40대 전직 경찰관 데이비드 캐릭에게 징역 32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 2003~2020년 성폭행과 강간 등 총 49건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캐릭은 대중의 신뢰를 받는 공적인 모습을 이용해 수많은 여성을 강간하고 성폭행했다"며 "피해자들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캐릭은 인터넷 데이트 웹사이트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경찰이라는 지위를 이용,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못하게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피해자는 법정에서 캐릭이 경찰 지휘봉으로 자신을 협박하거나 총기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캐릭이 "내가 곧 법이다"고 주입해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 중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런던경찰청은 그동안 수차례 경찰관들의 부패와 인종차별, 여성혐오 논란이 불거져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법원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경찰이나 경찰서를 볼 때마다 얼어붙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엘라 브레이버만 영국 내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이 경찰에 흉터를 남겼다"며 "어떻게 캐릭이 오랫동안 경찰 제복을 입을 수 있었는지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00년부터 캐릭에 대한 신고가 9번 넘게 접수됐지만 제대로 수사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마크 롤리 런던 경찰국장은 "캐릭 등이 수십년 동안 저지른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해 더욱 신중히 조사해야 했으며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더욱 단호해야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캐릭은 경찰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