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00% 가치투자 '붐' 진원지






서울대 투자연구회는 대학교 동아리이면서도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 증시에 가치투자 바람을 일으키며, 가치투자자의 산실로 대접받고 있다. 또 한국형 가치주를 편입한 펀드가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대학 동아리로서는 상당한 내공과 경력을 가진 서울대 투자연구회를 탐방, 박택영(전기공학부 00학번) 회장을 만났다.

 







 

Q.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몇 명인가요? 투자연구회에서 배출한 인원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모든 분들이 금융권에서 활동하고 있나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원은 약 25명 내외입니다. 이번 2004년 1학기의 리크루팅을 통해서 9기 회원이 들어오게 되며, OB와 현재 활동인원을 포함하여 역 100여명의 회원이 서울대 투자연구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처음 동아리가 설립되게 된 배경은 고학년들이 금융권에 취업하기 위한 사전준비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선배들은 금융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많고, 기업분석이나 산업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동아리 활동의 폭이 넓어졌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회원들이 들어오면서 앞으로는 금융권뿐만이 아닌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회원들도 많이 배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활동인원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 듯 한데요. 신입회원 인원은 어느 정도이고, 선발시 어떤 점들을 고려하시나요?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리크루팅 행사를 통해서 10명 내외의 신입회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활동자격은 2학기 이상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주로 고학년들 위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투자에 대한 관심과 가치관, 리더쉽, 융화력, 도전정신, 열정, 팀워크 등을 고려합니다. 리크루팅을 더 나은 사람을 ‘선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서울대 투자연구회의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신입회원이 선발되면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리서치센터 활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웹상으로, 서면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뿐만 아니라 직접 기업을 찾아가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교육활동과 리서치센터 활동은 팀제로 이루어지며, 약 6~7명의 인원이 한 팀 입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팀별로 1주일동안의 연구물을 프리젠테이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Weekly 20 minutes이라고 하여 한 주간 일어났던 가장 주목할만한 경제적 이슈에 대하여 정리하여 발표함으로써 동아리 회원들이 거시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거시경제정책, 마케팅이나 전략, 광고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소모임을 구성하여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은 돈이지만 회원들이 출자한 돈으로 펀드를 만들어서 실제 분석한 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지켜보는 기회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6개월 프로젝트로 매주 월요일 기업분석기사를 헤럴드 경제 증권면에 싣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빛이라는 청소년 경제교육 담당업체와의 실업계 고등학교 상업과목 교과서의 금융파트를 따로 저술하기도 했고요.



 

Q. 동아리의 펀드의 규모와 종목 선정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지나요?



 

동아리의 펀드 규모는 1,000만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실전투자는 개인적으로는 2,000만원 이상까지 운용하는 회원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동아리의 펀드는 기업이나 산업 분석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펀드이기 때문에 한 사람당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출자한 상태입니다. 종목선정 및 매수가격 결정은 기업분석 프리젠테이션과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운용은 기본적으로 그 기업을 담당했던 팀에서 계속해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선정된 종목에 대한 모든 토론은 동아리 홈페이지 내의 펀드게시판을 통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펀드매니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종목은 모두 공개할 수는 없고, 이앤이시스템, 팬택앤큐리텔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Q. 동아리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투자철학은 어떤 것이죠?



 

모두의 상식이 통할 수 있는 깨끗한 투자를 하자라는 것입니다. 주식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거나, 계속해서 대박만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에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Fundamental에 기초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질 때 우리 나라 증시는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한 평가를 통한 투자의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 보자는 것이 동아리의 생각입니다.



 

Q. 투자동아리인 만큼 경영학과 회원들이 많을 것 같은데 구성원들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동아리 구성원은 상경계 약 50-60%, 비상경계 약 40-50%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상경계 가운데는 공대 출신들이 많이 있지만, 언론정보학과나 의류학과, 의예과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비상경계 가운데는 금융계 진출을 목표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남녀비율은 약 6대4, 평균나이는 현재 4학년이 되는 학생 정도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여러 구성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인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Q. 앞으로 어떤 행사가 계획되어 있나요?



 

새 학기의 큰 행사로는 우선 신입생 리크루팅을 들 수 있습니다. 저희 투자연구회는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동아리가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 학기 신입생 리크루팅의 경쟁률은 약 4:1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방학기간 동안에는 신입회원들끼리 모여 특훈을 할 예정입니다. 특훈 기간동안에는 한 학기동안 활동하면서 공부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아서 약 10회정도의 프로그램으로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지식들을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동아리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저희 동아리는 내재가치가 튼실한 동아리라는 점입니다. 기업분석이라는 핵심 역량 위에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비롯되는 다양성, 가만히 앉아서 습득하려 하기보다는 발로 뛰면서 기회를 만들고 그 가운데서 가치를 창출해내고자 하는 열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이런 것들이 저희 서울대 투자연구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종성 coen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