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와 일반 시내 주행을 할 때 연비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특히 자동차 뒷창문에 붙어있는 공인연비는 고속도로 주행이나 시내 주행의 연비 그 어느 것과도 동일하지 않다. 공인연비와 체감연비가 확연히 다르다. 도대체 왜 다른 것일까.

연비란 연료 1리터로 주행 가능한 거리(km)를 말하며, 국가 공인시험기관이 측정한 자동차 소비효율이다. 그러나 공인연비는 실제 도로에서 주행을 해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나온 데이터로 연비를 추산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비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카본 밸런스(Carbon-Balance)법에 의한 공인 연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인 연비를 측정하는 모드는 ‘CVS-75’로 부른다.

공인연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행 축적거리 160km 이하의 자동차를 25℃의 항온항습실에서 12∼36시간 동안 보관한 후 차대동력계 상에 위치한 뒤 배기분석계 및 시료 채취관의 연결, 냉각팬을 설치 후 공인연비 주행모드에 따라 모의 주행을 실시한다. 공인연비측정에 사용되는 모의 주행모드(CVS-75)는 도심지역의 주행특성을 시뮬레이션해 작성된 것으로, 총 주행거리 17.85km, 평균 주행속도 34.1km/h, 최고 속도 91.2km/h, 정지횟수 23회, 총 시험시간 42.3분(공회전 시간 18%) 동안 진행된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공인연비 표시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시내에서만 측정했던 연비를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각각 측정하고, 측정된 연비를 다섯 가지 실 주행여건(5-사이클, 주행축적거리 3000km)을 고려해 만든 보정식에 대입해 최종연비를 표시토록 했다. 보정식은 ①시내, ②고속도로, ③고속 및 급가속, ④에어컨 가동, ⑤외부저온조건(-7℃) 주행 항목이 각각 가미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환산 방식이다. 공인연비 표시 라벨에는 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 이를 종합한 복합연비 모두를 표시해 다양한 연비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연비측정 방식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실 연비와 동일할 수 없다. 또 연비는 도로상태, 차량무게, 타이어 상태, 에어컨 가동 등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실제 연비는 크게 차이를 보인다. 연비를 좌우하는 것은 ‘공인연비’가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이라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