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오피스텔 분양 대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과다한 공급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 1140실과 롯데건설(컨소시엄 최대 지분 소유)의 '송도 캠퍼스타운 스카이' 1835실 등 오피스텔 2975실이 3월 공급을 앞두고 있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송도에 풀린 오피스텔은 3265실이다. 이에 견주면 이달에만 5년 누적 규모와 맞먹는 물량이 공급되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과도한 공급 물량이 두 대형건설사 사업장의 공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피스텔의 미분양 물량은 업계 관행상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특별분양이나 추가분양 형태로 판매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경우 대부분 미분양 적체에 시달린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공급이 급증했던 송파구 일대 오피스텔의 경우 미분양 적체로 시행사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

◆분양 시기 놓고 눈치싸움 치열

3월 송도의 오피스텔 분양 대전을 앞두고 대립하고 있는 시행사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과 인천아트센터다. 캠퍼스타운 스카이 분양을 준비 중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은 롯데건설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 분양을 앞두고 있는 인천아트센터는 대우건설을 각각 대표선수로 내세웠다.

1000실이 넘는 공급물량을 나란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두 시행사는 분양시기를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측은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와 분양 시기가 겹칠 수도 있어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시행사는 대주단과의 협의 등을 감안할 때 3월 안으로는 오피스텔을 분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아트센터 측 역시 분양시기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아트센터 관계자는 "분양시기와 가격에 대해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을 아끼면서 캠퍼스타운 스카이 측의 일정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오피스텔 분양시황이 좋은 3월을 놓치지 않으면서 상대 사업장의 분양가 결정에 따라 가격 조율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두 시행사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송도 캠퍼스타운 스카이

◆"경쟁보단 상생" 한 목소리

반면 시공사들의 입장은 '경쟁'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생'에 가깝다. 서로를 의식하기보다 응원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와 캠퍼스타운 스카이의 분양시기가 비슷하다고 해서 경쟁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송도는 현재 소형오피스텔 공실이 제로에 가까울 만큼 임차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대규모 공급 물량도 충분하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롯데건설 관계자 역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의 일정을 고려해 캠퍼스타운 스카이의 분양 날짜를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같은 송도 내 소형오피스텔 물량이라고는 하지만 두 오피스텔은 지역적으로 분양권이 확연히 다르고 입지 특성도 달라 경쟁 물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이처럼 주장하는 이유는 어차피 분양성적과는 거리가 먼 단순도급형태의 사업장이기도 하거니와 대우건설이 상대 사업장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캠퍼스타운 스카이 시공에 참여한 건설사는 모두 5개사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으로 묶여있기는 하지만 롯데건설 지분은 30%가량에 불과하다. 반면 인근에서 오피스텔 공급을 준비 중인 대우건설이 20%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시공업체다. 대우건설이 "양쪽 모두 내 자식"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량 넘쳐도 충분히 소화 가능"

송도 오피스텔 분양대전을 앞두고 있는 두 건설사의 분양물량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우선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송도의 중심이자 허파 역할을 하는 센트럴파크에 위치해 있다는 점과 임차 수요가 풍부한 30㎡ 이하 중·소형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이에 맞선 롯데건설은 인천지하철 1호선에 인접한 초역세권이라는 점과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의 임대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캠퍼스타운 스카이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는 전용면적 25~57㎡ 주택형으로 구성됐다.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서해, 도심 등의 조망이 가능하다고 업체 측은 강조했다. 또한 오피스텔이 상주할 인천아트센터 복합단지에는 콘서트홀을 비롯해 호텔, 빌리지형 스트리트 상업시설 등 문화생활과 업무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분양한 송도 글로벌대학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의 반응이 뜨거워 이번에도 기대감이 크다"며 분양가가 다소 상향조정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캠퍼스타운 스카이는 지하4층~지상47층(2개동)의 초고층 건물로 1~2인 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전용면적 26~34㎡ 소형으로 구성됐다. 커뮤니티시설의 특화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업무와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원스톱 라운지'가 오피스텔 안에 자리하며 북카페와 피트니스센터,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게스트라운지도 설치된다. 단지 남측에는 명품 아웃렛, 복합쇼핑몰, 호텔, 첨단 바이오단지 등 주거와 상업·업무가 결합된 시설들이 순차적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분양가격은 3.3㎡당 650만원선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3월 물량만 놓고 보면 과잉 공급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3월 이후 송도 쪽 오피스텔 물량이 없기 때문에 연간 물량으로 보면 과다한 편은 아니다"면서 "단기간적으로는 공실이 생길 수도 있고 분양 경쟁이 치열할 수도 있겠지만 송도지역의 최근 수요세를 봤을 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