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핏감이 살아있는 클래식 수트에 보타이는 피아니스트 윤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평소 윤한은 농구바지에 빈티지 셔츠, 캡모자 그리고 플립플랍 같은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한 편안한 패션을 선호한다. 


인터뷰에 앞서 기자가 생각한 윤한은 '엄친아' 이미지로 늘 점잖고 격식있는 스타일링을선호할 것 같았지만, 평소 모습은 말 그대로 '동네오빠' 같은 인간적인 모습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MBC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서 만인의 연인으로 거듭나고 있는윤한을 만났다. 이번 인터뷰는 그의 스타일에 대한 것이다.



피아니스트 윤한, 무대에서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



윤한 : 무대에 설 때, 클래식한 라인의 수트를 즐겨 입는다. 한 벌로 딱 떨어지는 느낌의 수트의 재킷은 투 버튼이나 더블 버튼이 좋다. 스타일은 클래식한 것이 좋고 원단이나 재질에 독특한 패턴이 가미되어 있는 것도 좋다. 컬러는 블랙이 제일 좋다.



수트를 선택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윤한 : 수트의 ‘핏’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 피아니스트는 팔을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옷의 품이 여유 있어야 활동이 자유롭다. 그런데 난 몸에 딱 맞는 수트를 고집한다. 수트의 완성은 핏이 아닌가. 무대에서 보여지는 스타일링 연출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수트의 팔라인이 딱 붙어야 연주하는 모습이 멋있다.



수트 차림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려면 불편하겠다.



윤한 :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다. 가끔 불상사가 생기기는 하지만.(웃음) 사실 작년 공연 때 연주하던 중에 가슴팍 단추가 떨어지는 돌발상황이 일어났었다. 수트가 너무 피트했나 보더라. 그때 나도 놀라고 관객도 놀랬다. 그런데 곧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좋아하는 관객의 모습을 보며 쇼맨십으로 위기를 모면했었다.



무대에 설 때, 수트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윤한 : 사람들에게 ‘재즈’는 와인바, 클럽에서 듣는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재즈 연주자들은 보통 캐주얼 스타일로 편하게 입고 연주한다는 편견이 있다. 난 포멀한 룩이 클래식 연주자들의 전유물인 것 같은 인식이 싫었는데 트럼펫 연주자인 크리스 보티가 그 틀을 깨줬다.



크리스 보티는 내가 존경하는 아티스트로 이탈리아 출생의 미국인이다. 공연장에서 그는 금발의 헤어스타일에 수트를 차려 입고 타이를 메고 있었다. 현재 무대 위에서 나의 모습은 크리스 보티의 무대 스타일링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나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수트에 보타이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도 수트를 즐겨 입나.



윤한 : 평소에는 편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늘 수트 차림이면 불편하고 답답해서 어떻게 활동하겠는가. 난 꾸밈이 없는 성격이라 평상시에는 편안하게 입는 것이 좋다. 어제(인터뷰 전날)는 농구 바지에 빈티지 카디건을 매치한 후 모자를 착용, 편안한 캐주얼룩 차림으로 이태원을 활보했다. 공연할 때 깔끔한 수트 차림과는 정 반대의 스타일링으로 다니다 보니 대부분 못 알아 보시더라. (웃음) 평소에는 캐주얼해도 갖춰 입어야 할 때는 확실하게 구분하는 편이다.



소장하고 있는 패션 아이템 중 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무엇인가.



윤한 : 지갑이다. 카메다 준이치로의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라는 책을 읽은 후 지갑을 모으는 취미를 갖게 됐다. ‘연봉 200배의 법칙’이 소개되어 있는 책에는 지갑의 가격으로 연봉이 결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돈을 소중히 여기면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갑만큼은 좋은 것을 쓰는 편이다.


<사진=스톰프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