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가을. 전국 곳곳에서 억새축제가 한창이다. 6년 전 <머니위크>도 이 즈음에 태어났다.

풍요의 계절이라지만, 넉넉지 못한 것이 요즘 가을이다. 기후 변화 탓에 지루하게 견뎌야 했던 무더위가 물러가자마자 곧 겨우살이를 걱정해야 한다.


가라앉은 글로벌경제는 반전의 모멘텀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위기 징후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아는 듯 억새의 큰 무리가 서울 상암동 들녘을 은빛으로 물들였다. 눈을 현혹하는 단풍과 달리 억새는 말이 없다. 회갈색 털투성이를 바람에 맡길 뿐이다. 누구든 그를 꽃으로 부르길 주저한다.

그러나 억새는 햇빛을 제대로 받아들이면 눈처럼 빛나는 새품을 피워낸다. 그렇게 억새는 사람의 마음에 스민다.

억새밭길 낮은 턱에 걸린 아이가 잠시 움츠리고 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이내 바퀴를 세워 턱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다.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꿋꿋이 일어설 것처럼.


이제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의 꽃밭이 그의 여정을 지켜주길 기대하자. <머니위크>도 심통맞은 경제 풍향을 바로잡아 독자들의 마음에 스미는 억새꽃을 피울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