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5일 오후 4시30분 베트남 호찌민 인근 탄빈(thanh binh)에 위치한 SCJ 스튜디오에는 10여명의 쇼핑호스트와 스태프, 카메라 감독 등이 홈쇼핑 녹화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선보인 상품은 신발장. 남녀 쇼핑호스트 두명이 대본을 손에 들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감독의 '큐'사인이 떨어지자 흥겨운 목소리로 방송 녹화를 시작했다. 넓고 화사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조명 때문일까.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신발장의 디자인이 꽤 고급스럽게 보였다. 특히 곰인형과 꽃병, 액자가 신발장과 조합이 잘 이뤄진 느낌이다.
베트남 홈쇼핑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SCJ의 녹화 현장이다. 기자가 이날 견학한 SCJ 스튜디오는 올해 6월 완공됐다. 연면적 1000㎡ 규모로 베트남 홈쇼핑회사 중 최대 규모다. 회사 내 홈쇼핑전용 스튜디오는 총 3개. 이날 녹화를 진행한 곳은 3곳 중 가장 넓은 곳이다. 2층에는 조정실, 편집실이 보인다.
SCJ는 CJ오쇼핑과 베트남 SCTV가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합자회사다. 베트남 홈쇼핑시장에서 수년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점유율로 보면 사실상 경쟁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 신장세도 눈부시다. 2011년 원화기준 매출 70억원, 2012년 150억원, 올해는 3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매년 5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방송은 호찌민과 하노이, 하이퐁, 껀터 등 베트남 주요 4대 도시를 포함해 8개 지역에 송출된다.
성장가능성은 더욱 고무적이다. 베트남 TV홈쇼핑은 한국과 달리 생방송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베트남정부로부터 녹화된 방송을 사전에 검열받아야 한다. 검열 승인이 나면 이후에 TV방송 송출 날짜를 잡을 수 있다. 녹화해서 방영하는데까지 2주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올해 10월 말부터 전격 생방송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 특히 CJ그룹에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방송규제를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SCJ의 성공은 베트남 진출을 엿보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CJ는 지난해 국내 7개 중소기업 제품을 홈쇼핑을 통해 30억원어치나 판매했다. 올해에는 50억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엄주환 SCJ 법인장은 "SCJ TV 홈쇼핑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면서 "특히 생방송 송출이 가능해지면 매출 수요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한국 중소기업과 베트남 간 마케팅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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