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F1 레이싱 타이어와 런플랫 타이어, 전기차(EV)용 타이어 등을 개발하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여온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0년 그룹 전체의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부침을 겪어왔다.

그 사이 경쟁사들에게 시장점유율의 상당부분을 빼앗겼지만 금호타이어는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도전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금호타이어가 새로운 성장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꺼내든 것은 바로 '연구개발(R&D) 역량강화'다. 업계 최초로 수도권에 중앙연구소를 오픈한 금호타이어는 이를 통해 '기술명가 금호'로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R&D 역량강화로 '기술名家 금호' 재건

지난 9월2일 금호타이어는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에 대지면적 3만4873㎡, 연면적 2만2823㎡ 규모의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워크아웃 중인 회사가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힘든 연구개발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을 두고 업계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타이어산업의 경쟁력은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다고 확신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당장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건 언제든 회복할 수 있지만 기술에서 뒤처지는 건 따라잡기 힘들다"며 "이번 연구소 설립을 위해 1000억원가량 투자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타이어업계 최초로 용인 자동차·부품산업 클러스터에 중앙연구소의 부지를 낙점한 것은 이곳이 국내 자동차 관련 R&D의 중심지인 데다 수도권에 위치해 우수한 핵심인력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특히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재료를 연구하기에도 적합한 환경이다.

중앙연구소는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R&D 역량을 결집하는 중요한 역할도 맡는다. 미국 애크론의 북미기술연구소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기술연구소, 중국 톈진의 중국연구소, 국내 광주퍼포먼스센터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컨트롤 타워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최신 연구소인 만큼 연구소 내부에는 물리시험 설비, 화학시험 및 기기분석 설비, 특성연구 시험설비 등 최첨단 설비가 갖춰져 있다. 특히 업계 최대 규모인 최신 슈퍼컴퓨터 4호를 신규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테크니컬 컴퓨팅분야 최고 성능의 인텔 제온 CPU를 장착했으며, 병렬연산 리눅스 클러스터시스템을 보유한 컴퓨터다. 앞으로 타이어의 구조 및 유체 해석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위한 최적의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우수인력 확보, 제품개발 프로세스의 혁신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S-UHP 타이어 '엑스타 PS91'을 출시, 슈퍼카용 타이어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술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중국 등 해외사업장 지원체제구축 및 체계적인 경영관리시스템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이 글로벌 타이어기업으로 향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며 "이번 중앙연구소 건립으로 연구개발 기반을 새롭게 확충한 만큼 추후 해외공장 증설, 해외 완성차업체 OE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다각도로 기업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