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지난 10월 열린 대구세계에너지총회에서 '2050년 미래 에너지'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됐다. 30여개국 60여명의 전문가들은 2050년 세계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0~30%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화석연료 역시 59~77%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추가했다. 결국 40년 가까이 지난 후에도 화석연료의 입지는 여전히 높을 것이란 얘기다.
최근 화석연료를 소재로 하는 화학 및 에너지기업들이 혁신적 연구개발(R&D)에 나서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대기오염으로 인해 효율 향상이나 친환경을 걸고 혁신을 시도하는 건 이들 기업의 공통된 모습이다. 이러한 혁신은 화학 및 에너지산업을 벗어나 물류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번지고 있다.
섬유회사로 출발한 SK케미칼은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소재 중심의 화학기업으로 변신했다. 천연물 기반의 바이오소재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SK케미칼의 혁신을 담은 친환경제품이다. 염소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여기에 속한다. 미래 에너지원인 '바이오디젤'을 개발해 정유사에 공급하는 부분도 포함된다. 이처럼 SK케미칼은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에서 벗어나 전자제품의 품질까지 향상시키는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LG화학은 다양한 인재들의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에서는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2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 2000여명이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머리를 맞댄다. 최근 개발한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가 대표적인 혁신 산물이다. 연구원들은 공구의 강한 진동으로 인해 전지 불량률이 높아지는 난제를 소재 및 기반기술 전문가들과 함께 풀어냈다.
물류기업들은 고객만족 강화를 위한 혁신적 서비스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국내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고객서비스 향상과 개선을 위해 소비자들로 구성된 서비스평가단 'CJ택배사랑'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고객 불만사항을 소비자 입장에서 찾아 해결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여기서 얻은 서비스 모니터링 결과는 임원·팀장을 비롯한 배송기사와 콜센터 상담원 교육에 활용한다. 또한 고객평가단과 간담회를 마련해 서비스 개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한진도 고객 불편 최소화를 우선과제로 삼고 서비스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고객서비스센터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URL 자동전송서비스'를 도입한 것. 이 서비스는 통화량 급증으로 인한 전화 미연결 고객에게 URL을 자동 전송하고 모바일 응대로 전환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자동 수신된 URL에 접속하면 상담원과 1대 1 문자 상담이 가능하다.
이처럼 화학·에너지·물류기업들은 기존 방식과 틀에서 벗어난 연구개발과 인식 전환을 통해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시각을 통한 창조적 접근은 효율 향상과 고객만족도 증가라는 긍정적인 성과로 나타나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찾는 기업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찾는 기업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며 "최근 기업들이 인식전환을 통해 품질과 효율, 서비스 등을 향상시키는 혁신을 시도하며 각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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