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지지옥션)

주택담보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경매로 유입되는 물건수가 증가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의 10월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024건으로 통계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월 경매진행건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다. 그 전 최고치는 2012년 11월 2923건이다. 9월 2362건에 비해 28%나 증가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753건(9월 대비 21%↑) ▲경기도 1865건(9월 대비 41%↑) ▲인천 406건(9월 대비 0.03%↓)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것은 오랜 경기불황과 부동산경기침체로 거래실종이 일어나 하우스푸어가 계속적으로 양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특히 경기도지역 아파트 경매물건이 많은데,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지역에 2기 신도시(파주·김포·판교 등)와 수많은 택지지구 아파트가 들어섰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구입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침체를 겪으며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가격 거품은 빠지기 시작하고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급매에 급급매까지 내놓고 있지만 수요층이 얇아 팔리지 않자 손쓸 방법 없이 결국 경매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10월 수도권에서 경매물건이 많은 대표적인 지역을 살펴보면 용인이 29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 251건, 남양주 129건, 파주가 12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중대형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현재도 미분양아파트가 많이 있는 곳으로 일반시장에서도 거래가 잘 되지 않는 지역들이다.

실제로 K씨는 2011년 7월에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신보마을 동일하이빌3단지 아파트(전용면적 167.9㎡)를 8억5017만원에 구입했다. 구입하면서 금액의 63%인 5억3600만원을 대출받았다. K씨는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기 어렵게 되자 연체가 불가피했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지 7개월 만인 2012년 2월 은행은 대출해 준 K씨의 집을 경매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7월 감정가 7억5000만원에 처음 경매나왔으나 3번 유찰 돼 최저가가 3억8400만원까지 떨어진 후 10월30일 감정가 대비 59%인 4억4933만원에 낙찰됐다. 채무액 5억3600만원보다 훨씬 못 미치게 낙찰된 것. 이 아파트는 현재도 미분양된 아파트가 있어 분양가에서 40%를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2010년 12월에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가좌마을 꿈에그린 7단지 아파트(전용면적 135㎡)를 6억8424만원에 산 L씨의 상황도 비슷하다. 당시 자금이 부족했던 L씨는 구입금액의 63%인 4억3000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이자조차 내기 힘들어진 L씨는 급매로 아파트를 내놨으나 좀처럼 팔리지 않았고 관리비도 1년 이상 미납해 300만원이 넘었다. 월급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시작한 L씨는 생활비가 없어 현금서비스까지 받게 됐고 결국 집마저 카드사에 가압류됐다. 그 사이 은행은 경매를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7월 감정가 7억원에서 3번 유찰돼 최저가가 2억4010만원까지 떨어진 후 10월17일 감정가 대비 58%인 4억499만원에 낙찰됐다. 채무액 4억3000만원 보다 낮게 낙찰됐다.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물건이 이와 같이 많아지면 낙찰사례가 일반시장의 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결국 경매물건이 충분히 소진되기 전까진 많은 수의 저가 낙찰사례는 아파트 가격 반등에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