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난 심화 속에 경매시장 아파트 낙찰가율이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보다 경매 낙찰가가 싼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 세입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법원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의 월간 평균 낙찰가율이 이달 21일 기준 82.55%로 전달보다 4.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4월 83.07%를 기록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올해 월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을 살펴보면 ▲1월 74.12% ▲2월 75.99% ▲3월 76.97% ▲4월 78.25% ▲5월 79.21% ▲6월 79.4% ▲7월 78.15% ▲8월 77.38% ▲9월 78.5%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월 76.88%에서 10월 83.25%로, 1개월 사이 6.37%포인트 올랐다. 최고점인 2011년 5월 84.38%에 근접한 수치다.


경기권 경매시장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10월 82.40%로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최고점은 2011년 4월에 기록한 83.31%이다.

이처럼 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80%대를 회복해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은 전세난으로 경매시장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전세금 상승 행진이 멈추지 않자 경매 낙찰가보다 전셋값이 비싼 아파트가 등장, 아예 경매시장에서 낙찰 받으려는 세입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수원지방법원에서 다음달 7일 입찰 예정인 경기 수원시 영통 P아파트(33평형)는 감정가 3억1000만원에 최저 경매가 2억1700만원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14일 기준 매매가격 3억2000만~3억6000만원, 전세가격 2억2000만~2억5000만원 수준에서 실거래되고 있다.

수도권 경매 아파트 입찰 경쟁률도 지난달과 이번 달 평균 7대1을 넘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8·28 대책 등 정부가 적극적인 부동산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경매장을 찾고 있다”면서 “전셋값 이하로 집을 사는 경우도 있는 데다 최근 취득세 감면 소급적용까지 논의되고 있어서 경매장을 찾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