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시장이 어수선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던 시장이지만 골프장 이용을 목적으로 한 매수세가 몰리는 봄·가을 시즌에는 상승세를 보이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상 우려됐던 악재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면서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1 제주도의 세인트포는 골프장 시공을 맡았던 한라건설이 골프장 경영에 참여하면서 2010년 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이후 3년 동안 기업회생을 노렸지만 결국 법정관리로 회사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게 된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경영 책임 대주주의 주식은 100% 소각되고, 투자자와 회원들은 투자액의 40%를 감액 당할 처지다.



#2 동양그룹 사태가 불거지면서 계열 골프장인 파인크리크, 파인밸리, 웨스트파인, 운정골프랜드가 영향을 받게 됐다. 웨스트파인은 매각이 추진 중이며,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는 법정관리신청으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 받았다. 회원들이 입회금을 온전히 보장 받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 법정관리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골프클럽큐안성은 M&A를 통해 회원들의 입회금 17% 변제라는 전례 없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개인 정회원권을 3억3000만원에 구입한 회원들은 골프장 이용도 제대로 못하고 5610만원만 돌려받을 위기에 놓였다.

골프클럽큐안성의 판례를 보면 17%만 변제를 받고 회원의 지위 또한 상실되는 전례없는 판결이라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로 인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입회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골프장의 부도 사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모기업의 안정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용을 목적으로 회원권을 염두에 둔 구매자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입회금 반환문제가 심화되면서 투자 거래는 실종된 지 오래며, 이용에 목적을 둔 매수 주문이 주가 됐다. 과거에는 부킹의 원활함과 접근성을 회원권 구매의 우선순위로 삼았지만 근래에는 골프장의 자금능력이 준수한지 또는 모기업은 튼실한지 등의 문의가 대다수다.

어수선한 회원권시장이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불황 중에도 모기업과 회원 혜택, 접근성 등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바탕이 된 골프장들은 불황에도 굳건히 시세를 유지하고 있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원CC·송추CC(고가대) = 용인에 위치한 신원은 넉넉한 27홀을 운영 중이다. 회원 모두가 주주로 구성돼 있어 회원권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모기업에 대한 불안감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개인회원권을 구입하면 가족회원 포함 총 4인에게 혜택이 주어진다.

강북권의 명문인 송추는 경기도 양주에 위치했다. 정회원과 가족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족회원은 주중·주말 모두 회원대우를 받는다. 외곽순환도로 덕분에 강남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져 부킹 면에서 법인이 선호하는 골프장 중 하나다.

◆지산CC·안성베네스트CC(중가대) = 지산은 서울 근거리에 위치했을 뿐더러 콘도와 스키장 등을 보유하고 있어 리조트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말 예약이 수월해 주로 법인이 많이 구입한다. 준회원(가족회원)에 대한 혜택이 미비하지만 접근성과 모기업 안정성을 모두 갖췄다.

안성베네스트는 접근성의 핸디캡을 모기업으로 상쇄시키는 골프장이다. 일죽IC에서 20~25분 거리를 더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삼성에버랜드 소유라는 장점이 있다. 회원권을 구입하면 같은 계열의 가평베네스트를 주중 횟수 제한 없이 잔여 타임에 자매회원 요금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한원CC·덕평힐뷰CC·블루헤런CC(저가대) = 용인에 위치한 한원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용 만족도도 높다. 2012년 노후화 된 클럽하우스의 리노베이션과 신축을 했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코스를 리모델링해 분양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규 회원권 분양에 성공했다. 기존의 일반 정회원권과 달리 주말 우선 부킹권과 동반자 할인, 위임 가능 등의 혜택을 부여해 매수자가 꾸준하다.

덕평힐뷰는 저가대 회원권 중에서 단연 최고의 가족회원 혜택을 제공한다. 3500만원으로 저렴하지만 정회원과 가족회원의 그린피에 차이가 크게 없다.

블루헤런은 제2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KLPGA 정규투어를 개최하면서 코스 레이아웃에 대한 검증은 이미 마쳤다. 정회원과 가족회원의 그린피가 주중·주말 동일하게 적용되며 모기업은 하이트맥주다. 코스와 그린 관리가 잘 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