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같은 법정에서 잇달아 열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나란히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김 회장은 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 구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다.
하지만 같은 '집행유예'여도 법정을 나서는 두 회장의 표정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구 회장의 경우 장남 구본상 부회장이 여전히 실형을 구형받은 상태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차남 구본엽씨는 징역 3년형을 구형받았기 때문. 아들을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거웠을 거다. 구 회장은 CP 피해자 보상 차원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 주식을 전량 매각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은 상태다.
한화는 숨통이 트이고, LIG는 여전히 '좌불안석'인 상태에 머물게 된 모습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구속→구속집행정지→집행유예
앞서 김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배임액 축소 및 피해액 변제 등을 참작한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감형받은 바 있다. 이후 대법원은 배임액 산정 등 일부 혐의에 대해 심리가 미진하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당시 검찰은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법정구속 됐다가 건강악화를 이유로 풀려난 김 회장이 결국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앞서 김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배임액 축소 및 피해액 변제 등을 참작한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감형받은 바 있다. 이후 대법원은 배임액 산정 등 일부 혐의에 대해 심리가 미진하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당시 검찰은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는 "개인적 치부를 위한 전형적인 범행과 차이가 있어 상당 부분 참작할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꾸준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 1597억원을 공탁했다. 그동안 경제 건설에 이바지한 점, 건강상태가 나쁜 점도 참작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김 회장은 수감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월 건강악화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화그룹 측은 한시름 놓인 분위기.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오랜 재판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이와 동시에 반성과 개선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웃지 못하는 LIG…아버지는 집으로, 아들은?
◆웃지 못하는 LIG…아버지는 집으로, 아들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이날 수천억원 규모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 선고가 내려졌다. 1심에서 구 회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아들들은 실형을 면치 못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차남 구본엽 전 LIG 건설 부사장은 징역 3년을 받았다. 징역 8년을 선고받았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4년 결정이 내려졌다.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고 아들이 징역을 살게 된 모양새다.
"이번 사건은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기업 및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시장 신뢰를 하락시킨 매우 중대한 기업범죄"라며 "내부정보를 독점한 총수 일가가 건전한 자본시장 뿌리를 흔든 파렴치한 범행이다"는 게 재판부의 양형 이유다.
다만 재판부는 "구자원 회장이 이전에 범죄 사실이 없고 고령인 점, 그리고 피해자 보상에 적극 나선 점이 인정되고, 또 분식회계에 사실에 직접 가담한 사실에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구자원 회장에게 1심 판결보다 감형된 양형을 선고했다.
구 회장 일가는 LIG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된 다른 계열사 주식을 회수하기 위해 LIG건설이 부도 직전인 사실을 알고도 2151억원의 CP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2년 11월 기소됐다.
LIG그룹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 곤란한 상황. 구 회장은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지만 두 아들의 구속상태는 이어지는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
한편 이번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 LIG손해보험 매각을 통한 CP 피해자 보상 문제와 관련된 이슈는 수면위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LI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풀려난 만큼 그룹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여진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 LIG손해보험 매각을 통한 CP 피해자 보상 문제와 관련된 이슈는 수면위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LI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풀려난 만큼 그룹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여진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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