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너머 자리한 ‘이자카야 인’. 사람 인(人)을 상호에 썼다. 사람과 소통을 하고, 더 나아가 인연을 만들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를 자처한다. 본진은 강변에 두고 있다. 그곳이 청담, 이태원 등 유명 이자카야에서 이름깨나 날렸다는 실력파들이 만든 정통 이자카야라면 석촌동에 위치한 2호점은 ‘다이나믹 퓨전’이라는 조금 다른 노선을 택했다. 겉보기에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메뉴판을 훑어보면 여느 이자카야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방을 이끌고 있는 이정복 셰프는 본래 이태리와 프랑스 음식 전문가지만 호주의 육가공산업을 직접 탐방하고 일식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그 덕에 한 장르에 머물지 않고 각기 다른 기본을 지키면서 색다르게 응용하고 창작한, 어디서든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이자카야 메뉴들과는 확연히 다른 요리들을 선보인다.


프랑스 정찬에서나 볼법한 에스까르고나 푸아그라 등도 이곳에선 어색함이 없다. 일식 참깨드레싱을 태국식 블루크랩과 접목시키거나 닭가슴살 후라이나 그린커리 등을 응용하기도 한다. 한식형 세꼬시가 나오는가 하면 봄철 나물들로 일식의 곁들이 반찬 겸 식전 요리 격인 오토시도 맛볼 수 있다. 가락시장과 가까워 당일 새벽에 시장 봐 온 신선한 식재료들을 사용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류승희 기자
/사진=류승희 기자
다양하게 구성된 메뉴 중 양고기는 단연 베스트. 샐러리, 월계수, 통후추, 로즈마리 등 8가지의 향신료를 배합한 에피스 파우더로 마리네이드 해 고기의 잡내를 잡는다. 노릇하게 구워진 양갈비는 민트소스 외에도 양꼬치 집에서나 볼법한 쯔란이나 손수 만든 리코타치즈도 함께 내준다. 곁들이는 소스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리코타치즈의 고소함과 양고기의 맛이 제법 잘 어울린다.

갖가지 사케가 리스트 업됐지만 특히 추천하는 것은 ‘하프문’(Half Moon)이라는 유자소주다. 은은한 유자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얼음과 함께 희석시켜 먹는다. 특히 여성고객들이 선호한다.

점심은 매일 달라지는 데 보통 일본식 벤토나 라멘, 우동, 유부초밥, 돈까스 정식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전 예약에 따라서 8가지 코스로 구성된 ‘人 스타일’ 요리도 즐길 수 있다. 양식과 일식의 밸런스를 맞춘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위치 석촌역에서 잠실역 방면, 석촌호수 지나기 전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약 350m 정도 가다가 왼쪽 골목으로 진입해 왼쪽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서서 전방 50m 내에 위치
메뉴 특미새우장 2만원, 수제모찌리도후 1만5000원, 양갈비와리코타치즈 2만5000원
영업시간 11:30~2:00 (Break Time 14:00~17:00)
전화 02-424-6398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