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질환은 대개 외상이나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관절이나 뼈는 갑작스러운 외부의 충격에 의해 파열되거나 뒤틀리는 등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으며 고령자의 경우 오랜 시간 사용해온 관절이 마모되고 닳아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흔히 관절 질환의 안전지대라고 여겨지는 초등학생에서부터 20~30대도 마찬가지이다.

◆아이의 무릎 통증, 성장판 손상 확인 필수

거구의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 선수는 2002년 롯데 자이언트 시절에 살을 빼라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오리걸음과 달리기를 하다가 오히려 무릎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쪼그려 뛰기나 오리걸음 같은 단순한 체력단련 동작 중에도 무릎이 손상될 수 있다.

무릎은 사람의 몸에 있는 100여개의 관절 가운데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체중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다. 걸을 때 받는 대부분의 충격도 무릎관절에 전해진다. 평지를 걸을 때는 움직임으로 인해 평소 관절이 받는 압력보다 4~7배의 부담이 무릎에 가해지며, 의자에서 일어날 때 무릎이 받는 부담은 평소의 약 3.5배 가량이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는 9배에 달하는 부담을 무릎관절에 주기 때문에 무릎관절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몸의 방향을 틀면 무릎에 회전 자극이 더해지고 무릎이 약한 경우에는 연골판과 같은 관절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다 보니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등의 사고로 뼈는 멀쩡한데 성장판만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벼운 성장판 손상은 대부분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기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가 무릎이나 발목 주위 등의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할 때는 성장판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연골로 이뤄진 성장판은 X선상에 나타나지 않고 통증을 느낄 수 없어 손상 상태를 알기 어려우며 아이들은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려워 손상 여부를 파악하기가 더욱 어렵다.

골절 후 초기에 치료를 받고 나았다 하더라도 성장판 손상 여부를 모르고 방치하다가 성장 장애로 평생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정형전문의의 진찰 및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쪼그려 뛰기·오리걸음 과하면 무릎 손상

최근 무릎관절 질환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노화로 관절의 퇴행이 진행되는 40대 이후와는 다르게 20~30대는 주로 외상으로 인한 손상이 많아 최근 증가하는 스포츠·레저 활동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젊은 사람이지만 기초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체력단련을 위한 쪼그려 뛰기나 오리걸음 같은 운동법은 무릎관절을 마모시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젊은 시절 다친 사람이 노후에 퇴행성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은 만큼 젊은 시절부터 관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무릎관절의 건강을 지키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준비없이 운동에 들어가 무릎을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릎관절은 연골에 덮여 있어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관절에 충격이 누적되면 연골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찢어지고 만다.

문제는 이렇게 한번 연골이 상하면 회복되지 않고 손상이 진행돼 시간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운동도 조심스럽게 가려서 해야한다.

무리한 동작으로 인해 반월상연골이 파열되면 오금이 당기게 된다. 또한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고 걷기도 불편해진다.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누워서 무릎을 폈을 때 오금이 땅에 닿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위 뼈인 대퇴골과 아래 뼈인 경골 사이에 있는 반달모양의 물렁뼈로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한다. 무릎 안에서 무릎 위 뼈의 하중을 무릎 아래 뼈로 전달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관절의 안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2~3일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염좌로 오인하여 방치하기가 쉽다. 손상 정도가 미미한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약물치료와 붕대, 부목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는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운동 중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무릎관절은 우리 몸의 어느 곳보다 정직하다. 평생 체중을 견뎌야 하는 부위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노화된다. 또한 무릎 주변근육의 균형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반드시 염증과 손상이 생긴다. 그 손상은 평생 지속된다.

오랜 시간 축구를 하거나 매일 무거운 것을 드는 것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동네 뒷동산 오르내리기, 피곤한 상태에서 지하철에서 오래 서 있기, 지하철 계단 반복해서 오르내리기, 양반다리로 앉아 장시간 TV보기, 쪼그려 앉아 빨래하기 등의 동작도 무릎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무릎 강화 운동법
1. 의자에 앉아 무릎을 똑바로 펴고 다리를 들었다 올렸다 하기. 단, 다리를 들어올렸을 때 무릎을 똑바로 편 상태에서 10초간 힘을 주고 힘 빼기를 반복한다.
2. 똑바로 서서 발 뒤꿈치를 10초간 들고 있다가 내리기.
3. 무릎을 뒤쪽으로 구부려 10초간 당겼다 풀었다 반복하기.
4. 의자에 앉아 무릎 사이에 베개나 비치 볼을 끼고 10초간 눌렀다 힘 빼기를 반복
5. 한쪽 발로 중심을 잡고 선 후, 딛고 있는 다리를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하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