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인 아이돌그룹, 신인배우, 연극인, 음악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 중에서 끼와 재능을 두루 갖췄지만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만나 소개한다. 일명, 스타의 잠재적 능력을 가진 이들을 발굴하는 ‘스타포텐’을 기획했다. (포텐은 potential의 줄임말로 잠재력, 가능성이라는 뜻을 지닌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는 말은 이들을 두고 하는 소리일까. 평균 남성 신장에 못 미치는 키 160cm의 이봉구(29)와 162cm의 강길구(32). 작고 귀여운 두 남자 ‘길구봉구’는 지난 2013년 발라드 싱글 앨범 ‘미칠 것 같아’로 데뷔해 폭발적인 가창력을 발휘했다. 


길구의 남성미 넘치는 보이스는 고추처럼 화끈했고, 봉구의 섬세한 미성은 아삭한 고추처럼 청량하게 귀를 자극했다. 길구봉구의 노래는 들을수록, 맛볼수록 점차 빠져들게 하는 묘한 중독성까지 갖췄다.



길구봉구가 이번에는 달콤한 사랑 노래로 돌아왔다. 지난 4월 세 번째 싱글 앨범 ‘뭘해도 예쁜걸’을 발표하고 주요 온라인 음원 차트 1위를 거머쥐며 무서운 신인 돌풍을 예고한다.



#포텐 1. 아이돌 선생님 ‘길구봉구’


형제, 아니다. 가명, 아니다. 강아지 이름, 아니다. 맥주 체인점 사장도 아니다. 촌스러운 그 이름, ‘길구봉구’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을 가진 두 남자는 의외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환하게 웃으며 기자를 반겼다. 닮아도 너무 닮은 두 남자는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해맑은 미소까지 띄었다. 이날따라 높은 굽의 신발을 신어서였을까. 그들이 가끔 내려다보였다.



“안녕하세요.” (깍듯한 90도 인사)



배우 고창석을 닮은 풍채 좋은 남자 강길구와 얼마 전 기르던 수염을 밀고 더티(?) 아메리칸 보이로 태어났다는 이봉구는 패셔니스타였다. 화사한 블루 패션을 선보인 길구는 환하게 웃으면 눈동자가 다 가려질 만큼 스마일 마스크를 띄었다. 플라워 프린팅 숏 팬츠에 멋스럽게 스카프를 둘러 맨 봉구는 2대8 가르마로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했다. 이렇게나 스타일리시한 두 남자에게 ‘길구봉구’라는 이름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가도 무척 어울리는 이름이다.



“할아버지가 돈 주고 지어오신 이름이에요. ‘길구’는 바른 길을 구한다는 뜻이고요. 어휴, 별명은 말할 것도 없죠. 어릴 적부터 놀림을 정말 많이 받아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희 이름을 걸고 활동하면 책임감이 더 생길 것 같아서 일부러 본명으로 활동하는 걸요.” (길구)



“봉황 봉, 아홉 구. 아홉 마리 봉황이라는 뜻이에요. 구 자가 돌림이라서 별 뜻 없이 지어진 것 같기도 해요.(하하) 길구 형처럼 놀림도 받고, ‘봉구’라는 캐릭터들이 많아서 오해도 사요. 하지만 그것도 이제 일상이 됐어요.” (봉구)



그래도 형이라 길구 형이 더 크다고 이야기하는 봉구, 그래봐야 딱 ‘2cm’ 차이다. 이어지는 한숨 속에 이야기의 주제는 ‘연애’로 흘러갔다. 작고 귀여운 외모와 익살스러운 표정, 게다가 유머감각까지 갖춘 두 남자라면 ‘키가 작아 연애를 못해 서럽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듯 했다. 두 남자의 연애전선은 어떨까.



“데뷔 앨범 ‘미칠 것 같아’로 이별을 노래했다면, 이번 노래는 사랑에 푹 빠져있는 남자의 노래죠. 다 제 이야기에요. 직접 작사하기 때문에 저희의 경험과 추억이 자료가 되죠. 사랑을 시작할 때쯤을 추억하면서 노래 ‘뭘해도 예쁜걸’의 가사를 썼어요. 연애 초반에는 뭘 해도 다 예뻐 보이잖아요. 저는 7~8개월은 민낯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이별 4개월째지만요... ‘미칠 것 같아2’를 내고 싶은 심정이에요.(하하) 어디 작고 귀여운 여성 분 없으신가요?” (봉구)



“연애... 하고 싶어요. 오래... 하고 싶어요.” (길구)



비록 현재 사랑 중은 아니지만, 노래를 통해 ‘세수도 안 했다는 너의 그 맨얼굴이 정말 이상하게도 내 눈엔 더 예뻐 보여’라고 달콤하게 속삭이는 두 남자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로맨틱하다 못해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사랑스러운 가사는 길구와 봉구의 합작품이다.



“형이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뭘해도 예쁜걸~’ 어떠냐고 후렴구 가사를 툭 던지더라고요. 필이 바로 꽂혔죠. 그래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그리면서 제가 가사로 풀어냈어요. 형은 노래의 벌스(verse) 멜로디(노래의 도입부)를 잘하고, 저는 사비(sabi) 멜로디(노래의 후렴부)를 주로 맡아요. (봉구)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봉구)



“사실 이번 앨범은 큰 기대 안 했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행복해요. 슬픈 발라드만 불러오다 이번에는 다른 장르의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도 달콤한 노래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죠. 모험이었지만 다행히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공연을 하다보면 슬픈 노래보다는 밝은 노래가 반응이 좋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음원 차트 순위를 떠나서 우리에게 힘을 준 앨범이에요. ‘꾸준히 노력하면 알아봐 주시는구나’라는 걸 조금 느꼈어요.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 의식도 생기고 희망이 생겼죠.” (길구)



길구와 봉구는 같은 소속사인 가수 백지영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길구의 눈웃음, 봉구의 위트는 두 남자의 가창력만큼이나 매력 포인트가 틀림없는 듯하다. 백지영 뿐만이 아니다.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두 남자는 ‘가수가 따르는 가수’로도 유명하다.



어쩌면 그게 바로 길구봉구를 무대 위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길구봉구는 보이그룹 B1A4의 멤버 산들, 신우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으며, 걸그룹 타이니지, 보이그룹 투포케이(24K)의 기수, 빅스타의 바람 등등 두 남자를 거쳐 간 아이돌 가수들은 쉴 새 없이 많다. 


현재 한국연예사관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의 겸임교수 및 가수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길구봉구는 신인들을 가르치며 그들로부터 배우기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형은 섬세하고 자상해요. 오히려 제가 조금 엄한 편인 것 같아요. 학생들한테 깐깐하게 구는 것도 같고... 그런데 길구 형은 첫인상보고 학생들이 조금 겁을 먹기는 하지만, 말 한 마디만 나눠도 얼마나 순수한 사람인지 느껴지니까 금세 친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자기만의 개그 코드가 있는데...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으면 혼자 멋쩍어 하고, 주변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워요. 백지영 선배님도 길구 형의 그런 모습을 제일 귀여워라 하시죠.” (봉구)



때 아닌 동생의 아빠 미소 습격을 받은 길구는 여전히 한 쪽에서 눈을 감은 채 웃고 있었다.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는 형인 듯 했다. 화는 낼 줄도 모르고, 짜증 한 번 안낼 것 같은 길구에게도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배움을 넘어 많은 고민을 안긴다.



“가르치는 입장이라기보다 같이 연습하고 서로 배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간혹 안타까운 친구들을 볼 때마다 답답해지죠. 장래성이 기대되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는데 대게 자꾸 안 되는 것만 생각하고, 실수한 것만 생각하더라고요. ‘나는 왜 안 될까? 왜 못하지?’라고 고민만 하면, 가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하늘을 찔러도 슬럼프에 빠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토록 하고 싶던 것을 하는 거라면, 그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길구)



#포텐 2. 첫눈에 알아본 숙명적인 만남


가수를 꿈꿨던 두 남자가 가수를 가르치며 무대에 서기까지, 그 중심에는 이현승 프로듀서가 있었다. 8년 전 길구와 봉구를 각각 알고 있던 이 프로듀서가 두 사람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해뒀다고 한다. 들은 것은 독특한 인상착의와 비슷한 이름뿐이었지만, 길구와 봉구는 영화 속 연인처럼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고, 처음 보자마자 서로를 알아봤다. 운명의 장소는 바로 어느 동네 편의점 앞이었다.



“형이요? (하하) 지금 우리가 많이 가꿔져서 그렇지. 2006년이던가... 그 때만 해도 한창 힙합에 빠져있어서 조금 험악했죠. 형은 그 때 등에 호랑이 얼굴이 큼지막하게 박힌 초록색 점퍼를 입고 있었어요. 저 못지않게 엄청난 포스...(크~) 속으로 엄청 떨렸지만, 아무리 봐도 ‘프로듀서님한테 들어왔던 사람’이 맞길래 말을 걸었죠. ‘혹시 길구?’라고요. 형 역시 저를 한 눈에 알아보고 활짝 미소를 지어주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착하고 순진해보이던지 바로 긴장이 풀렸어요. 그 때 형의 선한 모습이 지금까지도 쭉 한결같은 것 같아요.” (봉구)



“덜덜 떠는 게 보이더라고요.(하하) 우리는 그 때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 또 우연히 팀을 이뤄 같이 활동하게 됐지만, 편의점에서 만나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분명히 다시 만나서 지금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을 거고요. 같이 하는 일이 많아서 일주일에 적어도 3, 4일은 보는데 안 보는 날은 보고 싶을 정도에요. 제가 시골에서 올라와 친구가 별로 없는데 봉구 친구들과도 어울려 시간도 보내고요.” (길구)



서로를 챙기고, 서로에게 의지한다.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함께한 두 사람은 이제 ‘전화 한 번 해볼까?’라고 문득 드는 생각에 별일 없이 습관처럼 전화를 거는 사이가 됐다. 사랑하면 닮는다고 했던가. 두 남자는 그렇게 점점 닮아갔다.



“서로 안 싸워요. 싸워본 기억이 없네. 착한 형, 알아서 잘하는 동생이랄까요? 오래 함께 하다 보니 우리는 서로 모르는 게 없어요. 비밀이나 습관까지요. 그런데 습관이란 게 서로 닮아가던데요? 봉구가 원래 건망증이 병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해요. 친한 여자 후배가 반갑게 인사를 해 오는데 ‘누구세요’ 했다가 무척 미안했던 적이 있어요. 그 뒤로는 전화번호 저장할 때도 알기 쉽게 ‘피아노 치는 동생 000’이라고 저장하거나 기자님 같은 경우는 ‘키작고 귀엽고 세보이지만 어리바리한 길구봉구의 이상형이라고 주장하는 기자님’이라고 저장해야 나중에 기억이 날 정도에요. 그런데 단점은 길어서 뒷부분의 이름이 안 보이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어요. 그래서 결국 모른 채로 전화를 받아요.” (길구)



“길구 형이 제 건망증을 가져갔다면, 저는 길구 형 때문에 커피를 마시게 됐어요. 뭇 남성들이 그렇듯 카라멜마끼아또에서 카페모카, 아메리카노로 이어지는 커피 수순을 밟았죠. 길구 형이 집에서도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실 정도로 마니아거든요. 요즘은 둘이 카페 가서 작업하고 수다 떠는 게 취미가 됐어요. 아! 화장실 가는 타이밍? 이제는 별말 없이 자동적으로 같이 화장실을 가요. 신기하게 맞아 떨어진다니까요? 깨끗한 이야기할까요?(히히)” (봉구)



신기하다. 서울 토박이 봉구와 전남 무안에서 음악을 하겠다며 상경한 길구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20대를 음악에만 빠져있던 두 남자는 꿈을 향해 가던 길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서로에게 기대었다가 함께 쉬었다가 또 같이 울고 웃는다.



“캬... 벌써 자취만 14년째네요. 고등학교 때 무작정 음악을 하겠다고 서울에 올라와 봉천동에 보증금 200만 원, 월세 20만 원짜리 자취방을 얻었어요. 보컬 학원을 다니면서 오디션을 봤는데 꽤 성적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게 됐고, 봉구를 만났고, 소속사도 들어갈 수 있게 됐고, 데뷔도 했죠. 꿈만 같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일이 잘 풀렸어요.” (길구)



“저도 보컬 트레이너 학원을 갔던 게 시작이었어요. 원래 사회체육학과 진로를 계획 중이었는데 고3때, 마지막 밴드 공연을 갖다가 무대 맛을 보게 됐어요. 그 때부터 전공을 바꾸고 힘들다면 힘든 길을 택하고 간 거죠. 트레이너 학원을 다니다가 코러스 활동을 하게 됐어요. 첫 수입이 콘서트 코러스 회당 35만 원...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음악 활동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 후로 5년 간 코러스 활동을 했어요. ‘무대 주인공도 아닌데 힘들지 않았냐’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죠. 그런데 저는 코러스와 노래는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개성 넘치는 보이스들이 무대 뒤편에서 가수의 노래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한 목소리를 낼 때 그 희열, 장난이 아니라니까요?(크~)” (봉구)




#포텐 3. 케미 돋는 ‘길구봉구’의 합창 “음악 없인 미칠 것 같아”


보컬 트레이너로 자리를 잡고, 어느덧 싱글앨범도 3장을 발매했다. 게다가 음원 또한 발매와 동시에 상위권 차트를 오르내릴 만큼 반응이 좋다. 어찌 보면 꿈을 이뤘다는 두 남자에게도 고민은 있다. 서른을 넘긴 길구가 서른을 앞두고 있는 봉구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따스하게 말을 건넸다.



“20대 때는 돈이 없어 친구들도 만나기 꺼려지고, 무슨 일을 하는 데도 눈치 보고, 망설이고... 그러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끝없이 방황하고 불안할 수 밖에 없는 때가 바로 20대 중후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서른을 넘기면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가 찾아와요. 20대 때 노력했던 결과물들이 이제야 드러난다는 느낌도 들고요. 기자님, 봉구야. 서른이 넘으면 그렇단다?” (길구)



“저는 서른 살을 얼른 넘기고 싶은데요? 예전에는 노래에 겉멋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약간 허스키하고 걸걸한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어요. 점점 기교를 버리게 되고 ‘아~’만 내질러도 감동이 생기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30대가 넘으면 어떤 목소리로 어떤 노래를 부를지 너무 궁금해요. 그리고 역시 남자는 30대가 제일 멋있지 않아요? 40대는 가장 섹시하고요.” (봉구)



남자가 가장 섹시해 보인다는 40대 때, 봉구는 “명품 조연이 되고 싶다”고 한다. 가수에 그치기보다는 뮤지션과 아티스트를 넘어 배우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봉구다. 선 굵은 두 남자의 비주얼이라면 연기 쪽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살면서 배우라는 직업은 생각도 안 해봤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이적 선배님이 절 보시더니 ‘야~ 너는 사극이야. 얼굴이 완전 사극형이다’라고 칭찬(?)을 해주셔서요. 갑자기 연기에 관심도 생겨요.(하하) 고창석 씨처럼 캐릭터 강한 명품 조연 역이 탐나기도 하고요. 사실 이 정도 얼굴이면 옷만 갈아입고 바로 ‘슛’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하하) 하지만 저는 평생 노래를 부를 것 같아요. 가수로 남고 싶거든요. 세상에 음악이 없다면요? 음... 엄두가 안나요. 다른 건.” (길구)



평생 가수를 하자면 남다른 목관리가 필수 아닐까. 역시나 베테랑 보컬 트레이너의 목 관리, 몸 관리 비법은 남달랐다. 의외로 철두철미하기까지 하다.



“우리 운동해요. PT운동이요. 곱창도 일주일에 한 번만 먹으려고 애쓰고요. 곱창은 정말... 신의 음식이에요. 알고 보면 지방 덩어리에 몸에 좋을 것 하나 없다는데...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곱창 같은 맛있는 안주라면 반주로 한 잔 씩! 너무 좋죠~ 좋아하는 것은 안 가리고 먹는 편이에요. 다이어트보다는 체력 관리라는 목표라고 할까요?(하하) 대신에 술을 많이 마시면 목이 붓기 쉬워서 시끄러운 술집은 안 가고요, 술 먹고 노래방? 절대! 안 가고요. 요새는 배즙에 빠졌어요. 배즙을 꾸준히 챙겨 먹으면 일단 감기는 안 걸리는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봉구)



“그렇죠. 곱창은 정말 완벽한 음식이죠. 밥을 굶어요? 밥은 절대 끊는 게 아닙니다. 저는 먹고 싶은 것 다 먹지만, 탄산음료는 자제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체력 관리를 위해서 운동도 하고요. 지인으로부터 전수받은 특별 목 관리 비법이 있는데 목에 물파스를 바르는 거예요. 성대도 일종의 근육이기 때문에 물파스를 발라주면 약간 풀리는 것도 같고... 그리고 항상 터틀넥 티셔츠로 목을 감싸줘야 좋아요.” (길구)



길구가 말을 하면 봉구가 고개를 끄덕이고, 봉구가 말을 하면 길구가 눈동자가 안 보이도록 미소를 띠고 있다. 이 훈훈한 두 남자는 서로 친구였다가, 형제였다가, 동료가 되어 준다. 스페인 작가 그라시안의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길구와 봉구는 그렇게 서로를 공유하고 공존해 있다. 길구와 봉구의 끈끈한 우정은 두 개의 목소리를 하나로 만들어 내기 충분하며, 팬들의 가슴까지 뜨겁게 한다.


이 두 남자 ‘길구봉구’의 스타포텐은 ‘의리’ 다.



▶ From. 길구 To. 부모님



▶ From. 봉구 To. 길구봉구 팬



한편, 인터뷰가 끝나가자 길구봉구는 영화 한 편을 추천했다. 얼마 전 시사회를 다녀와 하루가 멀다 하고 영화 속 노래 영상을 본다는 길구봉구. 영화 제목은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이다. 세상이 알아봐 주지 않아도 무대 뒤에서 호소력 짙은 소울풀한 목소리를 내질렀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무대 뒤에서나 무대 위에서나 노래를 바라보고, 노래를 위해 사는 길구봉구와 닮았다.



<사진=유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