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2월13일 실종된 송혜희양을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평택 송탄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송혜희양은 1999년 2월13일부터 현재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버지인 송길용씨는 혜희양을 찾기 위해 아내와 트럭에 몸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 다니지 않은 곳이 없다. 심장판막증과 관절염을 앓게 된 아내는 급기야 우울증까지 찾아와 2003년 딸을 찾는 전단지를 끌어안고 송씨의 곁을 떠났다. 송씨도 딸을 찾으러 다니다 협착증과 디스크를 앓게 됐다. 송씨는 수술비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전단지와 현수막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1986년 4월10일 9살이었던 이효정양은 용산구 보광동 노상에서 사라진 뒤 아직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효정양은 성장이 느린 것도, 몸이 아픈 것도 아니었다. 효정양이 1974년생이니 지금은 마흔살이 돼 있을 나이다. 하지만 엄마의 가슴 속에는 늘 아홉살 앳된 소녀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18세 때 실종된 송혜희양을 찾는 현수막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8세 미만 아동 실종건수는 2만3089명에 달한다. ▲2009년 2만832명 ▲2010년 2만6984건 ▲2011년 2만8099명 ▲2012년 2만7295명 등이다. 2010년부터 지난 5월까지 경찰에 신고된 18세 미만 실종 아동 중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891명이다. 특히 지난해 실종 아동사건 가운데 546건은 아직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실종 아동 발생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종 아동 등의 예방과 발견, 신속한 복귀 지원 등에 대한 법령이나 정책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실종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들해지는 주변의 관심”이라며 “줄어드는 세상의 관심과는 반대로 실종자 가족들은 자녀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고통이 더욱 커져만 가고 마음의 상처가 좀처럼 아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부모는 다급한 마음에 실종 전단지를 들고 거리로 나서지만 이를 받아든 시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거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기 일쑤”라며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실종 자녀를 찾아다닌 부모는 사회의 무관심이 원망스럽고 잃어버린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져 쌓여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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