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콜레스테롤은 크게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과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로 나뉜다. HDL-콜레스테롤은 지방조직이나 콜레스테롤이 침착된 위치에서 혈중으로 운반하는 콜레스테롤이고, LDL-콜레스테롤은 간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을 지방조직이나 혈관 등에 전달해 쌓이게 한다. 그래서 흔히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높이고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것이 혈관에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튼튼한 혈관'이 더 중요
사람들 중에는 '나는 고기도 안 먹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높은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의문의 해답은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혈중 콜레스테롤은 2가지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다. 하나는 우리가 음식으로 먹은 것이 인체로 흡수되는 경로다. 이것은 보통 전체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또 다른 하나는 중요한 신체부위 중 하나인 간에서 생합성 되는 것인데 이것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식이조절을 통해 콜레스테롤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은 약 2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떠다니다가 혈관의 약한 부분에 박히게 되는데 이때 혈관벽 속에 들어간 콜레스테롤이 산화돼 염증을 유발한다. 혈관벽 속으로 염증세포들이 파고 들어가 프라그라는 기름때를 형성한다. 이 프라그는 계속 자라서 혈관을 좁게 만든다.
이런 프라그가 머리 내 혈관에 있으면 중풍을 유발할 수 있고 심장으로 가는 관상동맥에 있으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요즘 혈관 속을 보다 보면 고민에 빠지는 것이 있다. 분명 혈액검사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데 혈관 속에는 콜레스테롤 프라그가 자라서 혈관의 반 이상을 막아버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콜레스테롤이 아주 높은 데도 혈관은 오히려 깨끗한 경우도 있어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결국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말은 혈관에 그것이 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지 꼭 껴서 질환을 일으킨다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특히 높은 콜레스테롤이 원인이 되는 질환자는 중풍, 심장병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경우 유전적으로 혈관 자체가 튼튼한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혈관을 튼튼하게 타고 난 경우 아무리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위험 인자들이 많아도 프라그가 잘 형성되지 않는데 반해 타고난 혈관이 튼튼하지 못하면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적어도 프라그가 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고지혈증, 선제공격으로 예방 충분
혈관은 직접 혈관 속을 보기 전에는 혈관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어려워 혈액검사로 하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혈관을 직접 관찰 할 수 있는 초음파검사법들이 발달돼 혈관 속을 보다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머릿속 혈관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뇌혈류검사, 경동맥과 같은 혈관을 직접 보는 경동맥 듀플렉스 도플러검사 등이 있고 혈관의 경화 상태를 알 수 있는 검사도 많이 개발돼 보다 정밀하게 혈관상태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방에서는 혈액검사에서 혈중 총 콜레스테롤이 240 이상이거나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이 160 이상이면 스타틴 같은 고지혈증 약을 처방하게 된다.
또 혈관 상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검사를 통해 비록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더라도 혈관에 기름때가 끼어 있는 경우 고지혈증약인 스타틴과 소아용 아스피린을 일찍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이런 심혈관계 질환을 크게 몇가지 원인으로 나눈다. 하나는 몸 속에 화기운이 너무 강한 경우와 또 하나는 혈액 순환이 나빠져 생기는 어혈 그리고 진액이 잘 흐르지 못해서 오는 담음으로 본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우리 몸에 정기가 제대로 발휘를 못해서 사기가 생성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이런 경우 화를 내리는 황금·황백·황련이나 어혈을 제거하는 단삼·홍화·도인같은 약제를 사용한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런 혈관 속에 끼어 있는 기름때 프라그를 어떻게 하면 제거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있고 실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프라그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정도였으나 최근 나온 논문에서는 프라그가 줄어든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자라지만 않아도 예방 차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데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기존의 방어적 예방에서 공격적 예방으로 넘어 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1년 정도 체계적으로 혈관 관리를 해보면 혈관 내 프라그가 생각보다 많이 줄어
70-80% 정도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최근 30~40대 중풍이 지난 5년 사이에 약 64% 정도 증가했다. 때문에 혈관의 관리는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아무리 늦어도 40대부터 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용하다. 혈관이 한번 망가지게 되면 이것을 회복시키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혈관이 건강할 때 잘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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