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실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대통령은 김일성의 대역과 가상 회담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의 대화 스타일부터 생각, 행동까지 철저하게 연습한 대역과 빈틈없는 시나리오로 회담의 리허설이 진행됐던 것.
이 같은 역사적 사실에 신선한 설정을 곁들인 영화 <나의 독재자>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박해일의 만남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설경구는 일생일대 단 한번의 무대를 위해 김일성이 된 아버지 ‘성근’ 역을, 박해일은 그같은 독재자와 함께 살게 된 백수건달 아들 '태식' 역을 맡았다.
우선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를 통해 김일성으로 대변되는 독재자의 이미지를 완성도 높게 그려냈다. 처음에는 자상한 아버지였으나 김일성 대역에 몰입하면서 변해가는 젊은 아빠, 여기에 자신을 김일성이라고 믿는 노년의 모습까지 설경구의 폭넓은 연기 변신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설경구는 첫 남북정상회담의 리허설을 위해 점차 김일성으로 변화해가는 젊은 ‘성근’을 통해 눈빛과 표정, 몸짓까지 이전과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견줘 박해일은 어린 시절 우상과도 같았지만 이제는 인생의 짐이 돼버린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서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애증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놉시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 배우 ‘성근’은 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의 대역 오디션에 합격한다. 생애 첫 주인공의 역할에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필사적으로 몰입하는 성근.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지만 그는 김일성 역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로부터 20여년 후 스스로를 여전히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성근 때문에 미치기 직전인 아들 ‘태식’은 빚 청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다시 옛집으로 모셔온다. 하지만 독재자 수령동지(?)와 조용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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