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봉이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셀카봉은 우리나라에서는 '셀카'(Self-Camera), 영어로는 '셀피'(Self-picture)로 불리는 스스로 자신을 찍는 사진의 발전형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자신을 내세우고 싶은 욕구가 결합해 셀카를 애용하게 됐고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인기와 함께 셀카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공간을 마련해준 SNS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것이 변했다. 뿐만 아니라 SNS 역시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1세대 싸이월드에서 3세대 스냅챗까지
SNS의 시작은 지금보다 폐쇄적이었다.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온 온라인상 커뮤니티가 그 태초였다. 자랑스럽게도 1999년 세계 최초의 1세대 SNS가 국내에서 탄생했다. 추억의 '아이러브스쿨'은 동창회사이트에서 출발했는데 젊은 세대까지 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단기성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수익모델이 부재한 상황에서 문을 닫게 됐다.
이후 대표적인 1세대 SNS인 싸이월드는 '1촌 맺기'를 통해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지난 2009년 기준 2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SNS의 절대강자로 성장했다. 각자 홈페이지에서 스킨, 미니룸 등을 꾸며 개성을 자랑하고자 하는 욕구에 부합하는 한국형 SNS의 등장이었다.
셀카를 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토대가 된 1세대 SNS의 경우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카메라가 발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싸이월드는 새로운 화폐단위, 즉 '도토리'를 만들어 수익모델화에도 성공했지만 모바일 환경에 맞춰 발 빠르게 진화하지 못해 현재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처럼 1세대 SNS가 주로 관계 맺기에 주목했다면 2세대 SNS는 콘텐츠를 결합했다. 지인들끼리의 소통에서 나아가 공유와 공개를 특징으로 하는 웹2.0정신을 적극 반영한 SNS였다. 나의 개인적인 공간과 사생활보다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했다.
1세대가 셀카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면 2세대는 스마트폰과 함께 대세가 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블랙베리에 이어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SNS가 스마트모바일 환경으로 들어온 것이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서비스들이 2세대 SNS에 속하는데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SNS 선두주자인 페이스북(Facebook)은 지난 2004년 하버드대 학생들의 친목사이트로 출발해 2006년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페이스북에 접속한 액티브 유저가 12억명을 넘어섰는데 중국의 13억 인구에 맞먹는 숫자다.
세계로 통한 또 다른 SNS로는 트위터(Twitter)가 있다. 한두 문장 정도의 짧은 메시지로 여러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이크로블로그'로써 가장 빠르게 내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카카오스토리는 한국형 SNS로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는 2세대 SNS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3세대 SNS는 큰 플랫폼에서 작은 단위의 소셜 플랫폼으로 세분화되면서도 서로가 연결된 생태계를 만든다. 특히 3세대에서는 각각의 SNS가 특징을 내세운다. 신속함을 넘어서 휘발성을 추구하는 SNS가 등장해 사용자가 메시지를 수신하면 그 즉시 내용이 삭제되는 '스냅챗'이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1·2세대 SNS의 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더욱 가치 있는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큐레이션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일례로 사진공유에만 강점을 둔 SNS '인스타그램'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2세대 SNS를 위협하고 있다. 포토 외에도 동영상, 리뷰 등 특정분야에 집중하는 버티컬 SNS나 공동창작과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SNS도 등장했다. 그 외에도 업무나 사업관계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중심의 SNS도 있다.
◆SNS 바탕의 비즈니스모델 성장세
부모세대도 많이 이용하는 2세대 SNS가 불편해진 젊은 10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이주'에 나서며 3세대 SNS가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2세대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3세대 SNS 사용자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다. 190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지, 10년 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늘 새로운 모델은 나오고 자신들만의 SNS 공감을 찾고자 하는 신세대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고평가 논란이 심했던 지난 봄, 미국의 한 경제방송에 14살짜리 여학생이 출연했다. 그녀의 발언은 단호했다. 누가 요즘 페이스북을 쓰냐는 것이었다. 앵커가 "왜 페이스북을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녀는 "나는 물론이고 또래 친구들은 전부 페이스북을 탈퇴했는데 엄마 아빠가 친구신청을 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 여학생의 또래 친구들이 모두 이용한다는 스냅챗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스냅챗은 13∼23세 사용층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하루에 7억개의 포스팅이 이뤄질 정도로 청소년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청소년이 성장했을 때도 스냅챗을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있다. SNS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모델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올해 주가가 급등하고 구글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나, 최근 지지부진한 시장과 상반되게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25조원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들 비즈니스 중에도 모바일 분야의 광고 혹은 유관매출이 급증하고 있거나 앞으로 그럴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고객들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SNS를 통해 그들의 관심사를 분석함으로써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다양한 네트워크 분석도구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또래집단에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고 일갈한 바 있다. 단순히 대문을 장식할 음악이나 예쁜 이모티콘으로 수익모델을 삼았던 싸이월드가 1세대였다면 2∼3세대를 거치면서 지리적 환경은 물론 보다 정밀하게 고객층을 구분해 맞춤화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독자들의 선택은 분명해졌다. 창업을 고려하더라도 단순한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홍보하던 시대는 끝났다. 각종 SNS를 통한 맞춤형 홍보에 도전해야 한다. 주식투자자라면 성장속도가 빠른 SNS기업이나 모바일 미디어랩과 관련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 주식에 집착한다면 하수다. SNS 3세대를 대표할 국내외 주식을 찾아내야 진정한 고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