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운정화로구이> 마케팅 사례

‘디테일의 힘(Power of Detail)’을 쓴 왕중추는 디테일을 설명하기 위해 ‘100-1=0’이라는 공식을 이용한다. “천 리 둑도 작은 개미구멍 하나 때문에 무너지고, 벽돌 한 장에 공든 탑이 무너지며, 1%의 잘못이나 실수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공식을 다르게 표현해 보면 ‘100+1=200’과 같다. 육상경기에서는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뀐다. 육안으로는 구분도 안 되는 작은 차이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1%만 개선하고 차별화하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는 뜻이다. 

‘디테일의 힘’을 잘 활용해 성공한 음식점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작은 일이 큰일을 이루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과 함께 “섬세함과 함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잘 말해주는 음식점을 살펴본다.

01_ 디테일 경영 사례 <운정화로구이>
국내에서 돼지갈비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점포의 정확한 통계는 없다. 그래서 다음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돼지갈비’를 검색해 보았다. 약 4390개의 점포가 나타난다. 그중에서 파주시 운정3동에 위치한 <운정화로구이>는 돼지갈비전문점 중 디테일 경영을 실천하는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집의 디테일 경영은 “소비자를 위해 작은 것에도 집중하고 제조와 서비스를 섬세하게 실행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정의할 수 있다. 단순히 신념(비전, 미션, 핵심가치 등)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자칫 고객에게 공염불로 인식되면 없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신념은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 <운정화로구이>가 신념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하나씩 차례로 살펴본다.
첫째, 국내산 돼지갈비에 3무無를 실천하고 있다.
국내산 진짜 돼지갈비만을 사용하면서 무항생제, 무접착제, 무조미료를 실현하는 것이 <운정화로구이>의 핵심가치다.

둘째,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한다.
<운정화로구이>는 작은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는 물론 내부고객인 직원의 행복한 삶을 고려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의 휴점 시간이 있으며,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일요일은 대부분 음식점이 가장 높은 매출을 달성하는 황금의 요일이다. 

그런데 이 황금의 요일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휴무를 즐길 수 있는 용기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운정화로구이> 대표는 이렇게 대답한다. “하루 이틀이 아니고 계속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음식점도 정기적인 휴무를 실시해야 합니다. 경영자도 직원도 모두 삶의 질이 높아져야 열심히 일 할 수 있고, 그래야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셋째, 수제(手製)갈비가 아니라 수제(秀製)갈비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손수 만들었음을 일반적으로 ‘손 수(手), 지을 제(製)’로 표현한다. 

<운정화로구이>의 돼지갈비는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돼지갈비 제조 과정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탄생한 제품을 ‘빼어날 수(秀), 지을 제(製)’를 결합한 단어로 표현해 차별화된 갈비임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 어떤 점포에서도 맛볼 수 없는 빼어난 품질을 추구하는 갈비임을 강조하는 사례다.

넷째, 냉면육수는 천연 과일만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끓여 만든다.
냉면을 팔아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 욕심에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대중적인 냉면 육수는 점포 자체에서 제조한 것보다는 공장에서 제조된 육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정화로구이>는 왜 이런 수고를 하는 것일까? 경영자는 이렇게 답변한다. “면은 직접 뽑지 않더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을 지킬 수 있지만 육수는 그렇게 할 수 없더군요. 재료와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는 초심을 지키고자 다른 점포에서는 먹을 수 없는 차별화된 육수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잘 익은 버섯 하나 열근 소고기 안 부럽다.
고깃집이라면 어디서나 새송이버섯을 쉽게 먹게 된다. 그러나 그런 대중적인 버섯도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서 맛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것이 <운정화로구이>의 주장이다. 그런 이유로 새송이버섯을 추가로 먹고 싶다면 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웬만한 반찬류는 모두 자유롭게 추가로 먹을 수 있지만 새송이버섯은 예외다. 그 이유는 ‘열근 소고기보다도 더 맛있기 때문’이란다. <그림 4>와 같이 P.O.P.에서 알려주는 방법대로 구워서 먹어보면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섯째, “라면은 셀프, 단 공짜가 아닙니다. 서비스입니다.”
<운정화로구이>의 디테일 경영을 마무리하는 최후의 카드는 셀프 라면이다. 절대로 공짜가 아니라 서비스라는 주장도 이채롭지만 더 디테일한 면모는 라면을 고객들이 직접 끓이도록 준비된 도구와 이용법이다. 직원들이 특별히 관리하지 않더라도 고객 스스로 최상의 맛으로 라면을 끓일 수 있도록 배려한 매뉴얼과 시스템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02_ 내부마케팅이 훨씬 효율적이다
대부분의 음식점 경영자들은 마케팅을 점포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알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이 점포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지출되므로 낭비가 많고 비효율적이다. 

반면 점포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은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점포 내부의 마케팅은 단순한 판매촉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할인을 해 준다거나 세트메뉴의 구매를 유도한다거나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등의 표준화된 도구에만 집중하는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운정화로구이>는 작은 비용으로 타깃고객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점포내부에서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상투적인 판매촉진보다는 상품과 서비스의 디테일한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운정화로구이>의 노력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도를 제고시킴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