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사진=뉴스1
최근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본격적으로 실적시즌이 개막하자 실제로 '어닝쇼크'가 터져나오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LG화학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0%가 넘게 급감했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후 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급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급락하는 LG화학… 시총 2조8000억원 감소
LG화학은 지난 20일 오후 4시께 한국거래소 본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5조663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5조8651억원)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감소폭은 적었으나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357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5162억원) 대비 30.8% 급감한 것.
당기순이익 또한 2319억원으로 전년동기(3523억원) 대비 3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석유화학은 불황에 원화 강세까지 겹쳐 실적이 악화했고, 정보전자소재는 엔화 강세로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중국 편광판 증설라인에 비용이 투입돼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한다.
당장 다음날인 21일 LG화학의 주가는 14.16% 급락하며 19만4000원으로 내려섰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9년 8월27일(17만9000원) 이후 5년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2일에는 가격이 보합으로 마감해 다소 진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23일에는 다시 5.41% 떨어지며 18만3500원으로 내려섰다. 이 기간 동안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약 2조8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 실망한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증권가 또한 LG화학의 어닝쇼크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LG화학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33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또한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내렸다.
이외에 대신증권(목표가 29만원), 유진투자증권(31만원), 하나대투증권(31만원), 교보증권(28만500원), SK증권(31만원), KTB투자증권(27만원), HMC투자증권(29만2000원), 미래에셋증권(31만원), 이트레이드증권(32만원), 하이투자증권(33만5000원), NH농협증권(32만원) 등 다수의 증권사가 LG화학의 목표가를 잇따라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주가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성장 동력 중 하나였던 편광판 증설이 실적 증가로 이어지지 못함에 따라 주가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대형전지부문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는 하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주가를 직전 대비 18.7% 내린(현 목표가 28만5000원)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하락폭이 과도한데다, 소형전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한다"면서도 "허나 유가의 불확실성과 엔화 약세 지속으로 주가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 4분기, 좀 나아질 수 있을까
꿈도 희망도 없는 3분기를 넘어 4분기에는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도 썩 좋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으로 가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LG화학의 어닝쇼크에 대해 "내일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평가한다.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18% 감소한 2930억원으로 예상하지만 대신 내실이 강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11월 여수 NCC(나프타분해센터) 15만톤 증설 예정으로 총 NCC 능력은 215만톤으로 7.5% 확대될 것"이라며 "동시에 LPG투입 비중 확대 공사를 진행해 NCC 이익률 개선이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연말 완공 목표로 폴리머전지의 월 400만셀 증설을 진행 중인데, 이는 기존 설비 생산능력이 15% 확대되는 규모라는 것이다. 더불어 중국의 편광필름 공장의 상업가동이 시작됐는데, 이는 국내 설비의 33% 규모의 공장으로 건설됐고 연말까지 풀가동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게 황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2015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2014년)대비 5% 늘어난 23조2390억원,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1조81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건태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4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7.7% 감소한 330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석유화학 부문의 감익이 예상되고 정보전자부문의 비수기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화학은 석유화학 업체 중 장기적으로 실적선순환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현재 주가가 2008년 PBR(주가순자산비율) 수준에서 추가 하락할 경우 가격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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