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이번 협상안에서 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것은 장바구니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단 가장 민감한 사안이던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쌀과 보리, 마늘과 양파 등은 협정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고 쇠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축산물과 감귤 등 과일류도 양허(관세 인하·철폐) 대상에서 빠졌다.

그렇다해도 농가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농축산물 품목 중 66%, 수입량 기준으로 보면 70%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거나 부분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 특히 김치 수입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중국산 김치 수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정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으로부터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김치를 수입했고, 지난해에는 1억1743만 달러(20만 톤) 정도를 수입했다"며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저가 중국산 김치 수입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한중 FTA 체결 결과, 한국 농업의 근간인 주요 품목들을 대부분 초민감품목에 포함해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우려했던 것보다 매우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한중 FTA 체결로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므로 농축산업 분야에 직간접적인 피해 발생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축산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중 FTA 중단 농축산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초민감 품목을 수입액의 60%로 했지만 양허 제외가 30%에 불과해 보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는 결국 농축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나라 농축산업 생산이 2020년까지 최대 20% 감소할 것이며, 정부가 집계한 농업 피해액의 4배가 넘는 3조 3600억 원의 피해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