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대자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대학가에 확산되는 가운데, 최 부총리가 이에 대해 “입장마다 시각차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30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경환 대자보에 대해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취업이나 학자금 결혼 등 어려운 면을 표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경제 정책에 대한 생각이 다 같을 수 없다. 굉장히 처한 입장에 따라 시각이 다르다”며 “비정규직 수를 줄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사회안전망 확충에 투자하든지 해서 궁극적으로는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노사정 타협기구를 통해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 달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정규직 과보호로 겁 난 기업이 (인력을) 못 뽑고 있다”며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기보다 임금체계를 바꾸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빈축을 샀다.

한편, 이달 초 연세대와 고려대 학내 게시판 등에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시된 이후 경희대 중앙도서관 등에 ‘최경환 학생, 답안지 받아가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는 “오늘날 한국 경제위기의 해결 방법을 쓰시오”라는 시험 문제에 작성자인 최 부총리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정부 경제 정책을 답안으로 적은 내용이 담겨 있으나 낙제를 의미하는 ‘F’를 써놓았다.

또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 “이미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말하며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은 빚져서 빚 갚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두고는 “고용이 경직돼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제대로 된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우리는 쓸 돈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동유연화라는 칼날로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 청년, 여성노동자를 베어버리고 정규직마저 베려고 한다”며 “600만 명의 ‘장그래’가 칼날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