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블랙스완(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 현상도 출현, 점점 복잡해지는 글로벌 금융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필자는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로 1850~2150을 예상한다. 가장 중요한 글로벌이벤트인 미국 FOMC의 금리인상이 2분기에 진행된다면 올해 지수의 흐름은 ‘상저하고’일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경제는 해가 넘도록 신3저(저성장·저물가·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세계경제의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국면인 만큼 적극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
◆ 이익전망 신뢰도 높은 종목 택해라
지수와 관련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자금의 유출입 등 신흥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키 팩터(Key Factor)를 살펴봐야 한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로 대형수출주가 어느 정도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일회성 환율효과에 기대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기업가치에 주목할 때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실적·성장성·펀더멘털 및 수급에 의해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오는 2월까지 4분기 실적시즌이다. 지난 8일 가장 먼저 프리어닝 발표를 한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의 호조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기대 이상 실적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다소 희망을 줬다. 하지만 통상 4분기 실적 예상치는 그다지 신뢰도가 높지 않고 지난 2009년 이후 연말 4분기 이익전망치와 실적치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4분기 이익을 과대 추정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특히 4분기는 기업들이 예상하기 힘든 일회성 비용 등 빅배스(Big-bath)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보낸 업종(석유화학·건설·철강·조선 등)은 다소 보수적 관점으로 관심대상에서 멀리 두는 게 낫다.
하지만 연초에 이익전망 신뢰도가 높은 업종을 잘 선택하면 연말까지 꾸준히 좋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으며 이익전망의 신뢰도가 높은 섹터 내 ‘넘버원’ 종목은 시장에서 훨씬 많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와 같은 박스권 장세를 가정하고 실적기대감과 이익전망의 신뢰도가 높으며 성장스토리까지 갖춘 섹터·종목을 찾아 지수를 뛰어넘는 포트폴리오를 꾸며야 한다.
◆ 반도체·헬스케어·중국소비 섹터 ‘추천’
올해 추천하는 포트폴리오의 주인공은 반도체, 헬스케어, 중국소비 섹터다.
IT 섹터에서 눈에 띄는 종목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세계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D램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올해에도 반도체 업황의 상승가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갤럭시시리즈와 아이폰·아이패드·애플와치 등 모바일기기의 고사양 메모리 적용이 계속 높아지면서 D램 시장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과 가격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샌디스크 등 경쟁사의 실적 부진을 야기시켰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출하 부진에 따라 메모리반도체의 외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고 SK하이닉스는 낸드 경쟁력 회복에 따른 점유율 확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헬스케어 섹터에서는 메디톡스, 인바디, 뷰웍스를 주목한다. 특히 메디톡스는 보톡스의 본류라 할 수 있는 미국 엘러간(Allegan)사에 자사의 차세대 메디톡신을 역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기술수출을 완료, 신성장 모멘텀이 본격화됐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추세를 거듭해 다소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매출규모와 영업이익의 흐름,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감안하면 조정 시마다 분할매수 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국소비 섹터에서는 아모레퍼시픽, CJ E&M, CJ CGV 등을 추천한다. 국내 1위 화장품사업자인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이니스프리·라네즈 등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으로 중국 화장품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최근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는 헤라 등 고가 한방화장품을 필두로 한 고마진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해외 면세채널 확대와 온라인 면세매출의 증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성과급 지급에 따른 1회성 비용 등 이슈로 조정을 보인다면 분할매수의 기회다.
앞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초저금리에 실망한 시중 부동자금 중 일부가 고배당주를 포함한 핵심우량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예금이자가 2%도 안되는 초저금리시대에 세계적으로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갖고 업종 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안정적인 주가 수익비율을 유지하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자산운용방법이다.
필자는 연초부터 올해 투자자산의 하락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꾸준히 투자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변화하는 시장 vs 대응 포트폴리오’를 체크하고 있다. 누구나 새해에는 첫 시장에 대한 기대감 속에 투자계획을 세운다. 따라서 더 세밀한 분석과 날카로운 판단, 한발 앞선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뤄라”라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처럼.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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