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월 2511만개를 기록했던 펀드 계좌수는 이후 꾸준히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말(1427만개)까지 총 1084만개나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전체 펀드의 순자산은 전년대비 47조6000억원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안전한 상품을 찾으면서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에 몰렸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선택은 옳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간 5.35%의 손실을 봤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4.69%의 수익을 올렸다. 안전함을 추구했을 뿐인데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으로 수익률이 크게 호전된 것. 투자자들의 '안전제일기조'는 지금도 계속된다. 안전을 추구하는 채권형펀드의 올해 전망은 어떨까.
◆올해 금리정책 전망 엇갈려
지난해 채권형펀드가 견조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금리인하 덕분이다. 올해에도 금리는 내려갈까.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내놓았다.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것.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저점 2.00%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며 "경기부양도 문제지만 부채상환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 3~4월께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한욱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저유가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8월과 10월에 걸친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 및 투자심리 회복이 여전히 지연되는 점, 올해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각국의 경제부진 가능성에 따른 수출경기 부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중 저물가 및 저성장 방어를 위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정부가 금리인하로 방향을 잡은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 측 인사가 추가 통화정책에 대해 보수적으로 선회했고 인하에 따른 부작용에 집중하며 구조개혁과 재정정책으로 관심을 옮긴 점을 감안하면 아직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어떤 채권 펀드가 좋을까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잘 고르는 일이 남았다. 수익률만 보고 결정하면 되는 걸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펀드 가운데 연 수익률 상위 5개 펀드는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상장지수 21.53% ▲삼성KODEX10년국채선물상장지수 11.77% ▲키움KOSEF10년국고채상장지수 11.33% ▲삼성ABF Korea인덱스[채권](A)(7.96%) ▲미래에셋퇴직플랜자1(채권)종류C(7.78%)다. 채권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2개 펀드는 순수하게 채권에만 투자하지 않았다. 레버리지나 파생(선물)을 이용한 혼합형펀드였다.
이와 같은 펀드에 투자하면 올해도 견조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올해 대부분의 채권형펀드가 지난해처럼 좋은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정부가 금리를 내릴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위험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반국고채에 투자하면 안전하겠지만 안정적 성향을 추구한다면 차라리 예금에 들어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위험을 감수해도 국고채보다 조금 더 나은 수익을 노린다면 회사채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내에 너무 몰입하지 말고 해외쪽으로 넓게 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PB부장은 "올해 국내채권형펀드는 분명 견조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큰 수익을 노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조금 더 나은 수익을 원한다면 해외채권형펀드를 권하고 싶다. 특히 후강퉁 등 중국시장이 꾸준히 개방된 점을 감안하면 중국채권형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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