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차명계좌 거래가 전면 금지되면서 실물자산인 골드바 등 귀금속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 2011년 9월 고점을 찍은 이래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타던 금 가격이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金)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손바닥 만한 금괴 하나가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골드바 실물을 직접 사야 하는 걸까. 현물투자에서 금펀드까지 다양한 금테크 방법을 소개한다.


◆현물투자, ‘골드바’가 대표격

금테크의 가장 직접적인 투자방법은 역시 현물투자다. 즉 골드바나 귀금속을 매입한 후 적정 시세에 이르면 다시 되파는 것이다. 현물투자는 매매차익이 비과세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금 관련 다른 투자상품과는 달리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금가격 변화 이외의 변수로부터 독립적이고 실물자산 보유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물투자는 절세효과를 보더라도 사고팔 때 수수료를 많이 내기 때문에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현물투자의 대표적 상품은 골드바다. 골드바를 구입할 경우 부가가치세 10%에 실물제작비용 등 기타수수료 4~5%를 더해 15%가량의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 또한 팔 때 가격, 살 때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가격차이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 골드바를 샀을 때 가격보다 20% 이상 상승해야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들어 홈쇼핑에서 골드바를 판매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홈쇼핑을 통해 골드바를 구입할 때는 몇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골드바의 유통과정은 제조사, 품질인증기관, 판매처 등 3단계로 나뉜다. 홈쇼핑은 마지막 판매처에 해당된다. 따라서 홈쇼핑을 통해 골드바를 살 경우 제조사와 품질인증기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수골드는 개인이 운영하는 금 도매상이다.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은 전국 체인점을 운영하는 한국금거래소의 자회사다. 삼성금속현물거래소는 도매만 한다. 이처럼 제조사가 다양하다 보니 홈쇼핑 판매과정에서 책정되는 수수료도 제각각이다. 가장 손쉽게 가격을 비교하려면 1돈(3.75g) 단위로 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품질인증기관 확인도 놓쳐서는 안 된다. 인증기관은 공기업인 한국조폐공사와 한미보석감정원, 하나보석감정원 등 기타 사설기관으로 구분된다.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한 제품의 품질이 가장 확실하다.

매입한 골드바를 되파는 경우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조폐공사는 자체 브랜드인 ‘오롯’으로 판매된 골드바만 산다. 한국금거래소쓰리엠, 서울금거래소의 경우 금을 매입하지만 태극마크, 금마크가 찍힌 골드바가 아닐 경우 1g당 2000원의 검사료를 받는다.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금ETF’부터 ‘금펀드’까지 다양

금 실물에 투자하기엔 금액적 부담이 크고 수수료도 최소화하고 싶다면 금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금ETF란 금과 관련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해 마치 주식처럼 거래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소액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금ETF의 경우 현물보관에 따른 어려움이 없고 다른 금 투자방법에 비해 현물투자와 가장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매입 시 현물투자처럼 부가가치세를 낼 필요는 없으나 배당소득세 15.4%가 발생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또한 국내 금ETF는 대부분 선물을 통해 투자하는 구조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선물의 롤오버(월물교체) 거래로 인해 차근월물 가격이 최근월물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금 현물에 직접 투자할 경우보다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

일정기간 동안 확정된 수익을 얻고 싶으면 기초자산을 금으로 하는 DLS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급격한 하락으로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을 때 투자하는 것이 좋으며 낙인조건에 따라 가입시점 대비 40~5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 6~7%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외에 소액으로 가장 손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금 관련회사에 주식 직접투자를 하거나 금 ETF를 담은 재간접형 펀드(이하 금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금광회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은 해당 금광회사가 부실할 경우 금값 상승 시에도 회사의 가치가 하락해 손실을 보는 단점이 있다.

금펀드는 국제 금가격에 연동되는 ETF에 투자 하는 것으로 소액투자자들이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펀드수수료는 상품에 따라 0.4~1.6%로 금ETF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운용계획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장점이 있다. 금 ETF처럼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가 발생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몇해 전만 해도 금투자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목돈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금은 투자성향, 자산규모 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최근 스위스가 ‘최저환율제’를 폐지하는 등 글로벌 금융불안이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해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 시점에 위기 시 빛을 발하는 리스크 헤지상품의 일환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부 편입해보는 건 어떨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 합본호(제370·3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