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에게 가족을 잃은 두 남자. 3년이 지난 후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타 범죄 스릴러와 달리 <살인의뢰>는 범인을 잡은 뒤 이야기가 시작된다. 형사 태수는 우연히 뺑소니범 강천을 검거하고, 곧 그가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연쇄 살인마라는 사실을 밝혀 낸다. 운 좋게 범인을 잡았다는 기쁨도 잠시. 그의 마지막 희생자가 자신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태수는 극한의 분노와 슬픔에 괴로워하고, 강천에게 아내를 잃은 또 다른 희생자 승현 또한 남겨진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아닌 연쇄 살인마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분노와 슬픔이 <살인의뢰>가 보여주는 주된 감정이다. <살인의뢰>로 인상적인 데뷔를 하는 손용호 감독은 “형사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면서 느끼는 감정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라고 영화를 설명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잃고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세월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은 단순한 공감대를 넘어 마치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 듯한 아픔을 준다. 살인마 강천이 잡혔다고 해서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사형 선고만 받았을 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그를 지켜보던 피해자들의 분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커져간다.
그리고 3년 후, 감옥에서 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된 강천이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으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는 강천을 노리는 배후를 쫓는 한편 강천을 지킬 수도 죽일 수도 없는 형사 태수의 갈등과 변함없는 강천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을 분노케 한다. 여기에 그간 모습을 감췄던 승현이 다시 나타나며 반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놉시스
강력계 '촉귀신'이자 베테랑 형사인 태수는 어느 날 우연히 뺑소니범 조강천을 잡게 된다. 하지만 단순 뺑소니범이라고 생각했던 조강천의 차에서 수많은 혈흔과 머리카락이 발견되고, 그가 전국을 들썩이게 한 동남부 연쇄실종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범인을 잡고 실종사건이 결국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것이 드러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그러던 중 강천의 마지막 범행 대상이 태수의 여동생 수경으로 밝혀져 태수는 충격에 휩싸인다. 태수는 강천에게 수경의 행방을 묻지만, 강천은 찾아보라는 말만 남긴 채 입을 다문다. 그리고 강천에게 아내를 잃은 또 다른 남자 승현은 슬픔과 분노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그 후로 3년, 조폭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태수는 누군가 감옥 안의 강천을 표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형선고를 받은 강천을 죽이려는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표적이 된 강천을 지킬 수도, 죽일 수도 없는 태수. 그의 앞에 사라졌던 승현이 다시 나타나는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