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일고 있는 가장 큰 논쟁거리는 단연 ‘집 구매 타이밍’이다.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1월과 2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3년간의 매매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06년 주택매매거래량이 폭발하면서 25%의 집값 상승률을 이끌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주택수요자들은 집을 사야 할지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수요자 사이에서 여전히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도 “현재 부동산시장의 여건이 마련돼 집을 살 타이밍”이라는 의견과 “주택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두 갈래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금 살 타이밍… 지역이 중요”
-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

올해 역시 전셋값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기가 침체되고 자금회전의 위험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는 ‘깡통전세’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전세보다는 안정성이 양호한 매매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가 더 좋은 타이밍이었지만 지금도 괜찮다. 무엇보다 주택구매환경이 좋다.

다만 지역이 중요하다. 예컨대 지난해 청약 광풍을 일으켰던 위례신도시는 오는 2017년 상반기까지 공급이 뚝 끊긴다. 청약을 놓쳤더라도 인기가 검증된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을 기다리거나 전매제한기간이 풀리는 시기를 노리는 전략도 괜찮다. 이 시기엔 분양권 매물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가격이 조금이라도 하락할 여지가 있어서다.


하지만 분양권 매물이 이제 막 시장에 나오는 시점엔 정확한 시세파악이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분양가거래 시 최초분양가 대비 웃돈이 얼마나 붙는지, 청약 당시 경쟁률과 주변 시세 등을 꼼꼼하게 따져 적정가격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수적 접근 필요… 투자목적 위험”
-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분명 주택구매환경이 좋아졌다. 금융환경이나 부동산 정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주택을 구매할 타이밍처럼 보인다. 여기에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최근 주택매매 훈풍에 분양 열기까지 더해져 한동안 주택매매시장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는 초저금리 공유형모기지 등 정책대출상품 금리가 추가로 낮아져 재고주택시장은 물론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청약제도 간소화 등 분양시장 규제완화도 투자환경 조성에 한몫한다. 따라서 집을 사는 게 전세를 사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거래가 회복세인 점과 가격이 오르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시장이 살아났다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아직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투자목적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특히 전세자금력도 안 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이처럼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실수요자의 입장과 투자자의 입장에서의 접근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 현재 주택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인다. 실수요자로서 전세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매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반면 투자자로서 접근할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 아직 시장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대출이자가 싸다고 해서 무리하게 대출비중을 늘리거나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시장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
-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예측이 불가능하다. 시장자체가 너무 불안하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물론 금융적인 측면에서 구매환경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현재 주택을 사야 할지 혹은 기다려야 할지는 어려운 문제다. 집을 사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실수요자나 투자자나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이 보는 시각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 - (마포구 공덕동 K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단지는 지난 2008년도 시세를 회복했다. 이마저도 매물을 찾기 힘들다. 높은 전세가율과 금융혜택을 등에 업은 수요자들이 이미 내 집 마련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살 타이밍은 지난 상황” - (강남구 서초동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매물 자체가 거의 없다. 이 지역에서 집을 살 타이밍은 이미 지난 상황이다. 실제로 학군 좋기로 유명한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강남구 평균시세보다 높은 3.3㎡당 3600만원 이상에 거래되지만 좋은 매물은 그 이상을 호가한다.

“지금 집 사면 딱 좋다”- (서대문구 홍은동 N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아직 이 지역은 집값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면 본격적으로 재개발이 이뤄지고 도시정비사업 등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아직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은 이 일대는 지금이 매입 타이밍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곳도 역세권과 비역세권의 차이, 도시정비개발 등의 추진속도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