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우산업이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 측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이 포스코건설 100억원대 비자금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리베이트는 건설업계의 공통된 관행이며 리베이트 규모도 크지 않다는 게 흥우산업 측의 주장이다. 흥우산업은 또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 공사 수주 과정에서 수년간 수십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DB

19일 검찰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 100억원대 비자금조성 의혹과 관련해 흥우산업과의 '밀착' 정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과 흥우산업 베트남 법인의 관계가 두터워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흥우산업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포스코건설과 흥우산업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흥우산업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과 흥우산업이 베트남 사업을 논의한 시기는 지난 2008년. 당시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의 A 상무가 흥우산업 베트남 법인장에게 공사수주 금액의 1%를 제안했다는 것.


흥우산업의 한 임원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공사를 따낸 하청업체에 공사비 기준 3~5% 수준의 리베이트를 요구한다"면서 "그런데 포스코 측이 이보다 낮은 1% 수준의 리베이트를 요구해 우리측 법인장이 수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포스코건설과 흥우산업 간의 관계는 급격히 가까워졌다. 지난 2009년 흥우산업은 포스코건설로부터 8억~9억원짜리 첫 공사를 따냈고 2013년 말까지 수차례 더 공사를 진행했다. 4년간 포스코건설로부터 수주받은 공사규모는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2013년 초 흥우산업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면서 불거졌다. 흥우산업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장은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따낸 공사로 최근 4년간 약 80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는데, 관련 서류를 재검토한 결과 151억원의 적자가 났다.

흥우산업 관계자는 "수년간 베트남 법인장이 이익이 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전임 사장에게 보고했다"면서 "사장이 교체되고 베트남 사업 관련 서류를 꼼꼼히 확인한 결과 오히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다. 회사는 해당 법인장을 즉각 해임했으며 관련 서류도 검찰에 보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리베이트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공사를 따내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는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면서 "포스코건설 측이 요구한 수주금액 1%를 리베이트로 건넨 것은 법인장 개인이 결정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들어간 상황이어서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흥우산업 본사와 계열사 등 3곳에서 압수수색한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분석을 통해 포스코건설 비자금과 연관된 점이 있는 지 등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