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아(IKEA)가 ‘고가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49개 제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중 우리나라가 두번째로 비싸다는 것. 이케아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표본 조사가 맞지 않을 뿐더러 국가별 비교보다는 국내 홈퍼니싱시장과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코리아 광명1호점


◆소비자연맹 “OECD 국가 중 2번째로 비싸”

한국소비자연맹은 19일 전 세계 공통으로 판매중인 이케아의 49개 제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 평균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가운데 두번째(매매기준 환율 적용가)로 비쌌다고 밝혔다.


국가별 평균가격 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스웨덴이 1.70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우리나라가 1.10점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그 뒤를 ▲호주(0.79점) ▲영국(0.56점) ▲프랑스(0.36점) ▲미국(0.33점) 등이 이었다.

이케아 가구가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는 곳은 ▲폴란드(-1.29점) ▲체코(-0.96점) ▲헝가리(-0.62점) 등 유럽 국가였다.

제품별로 한국에서 49개 가운데 44개(89.8%) 제품이 OECD 국가의 평균 판매가격에 비해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8개 제품(16.3%)은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가격이 제일 비싼 제품은 '이케아 피에스 2014 수납테이블(멀티컬러)'로 OECD 평균가격이 8만1107원인데 비해 국내에서는 12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가격이 무려 4만7893원(59.05%) 비싼 셈이다.

이밖에 '햄네스 책장'(44.24%) ▲'베스토부루스 TV장식장'(43.48%) ▲'레기쇠르 유리도어 수납장'(41.87%) ▲'스톡홀름 3인용 소파'(41.18%) 등도 국내 판매 가격이 비쌌다.

이케아 제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유독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홍콩 등 아시아 7개국을 포함해 총 28개 국가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49개 제품 중 39개 제품(79.5%)이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연맹은 “유럽 지역의 부가가치세가 20%를 웃도는 데 반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쿠웨이트의 부가가치세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아시아 판매 가격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 “9200개 제품 중 49개 조사” 반박

이케아코리아(IKEA Korea)는 이를 즉각 반박했다.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소비자연맹은 이케아에서 취급하는 9200여개의 제품 중 49개의 제품만으로 가격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49개 제품 중 국내 주력 제품은 3~4개에 불과하며 조사 대상 제품 대부분이 유럽시장의 구매 패턴과 선호도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

이케아코리아는 “각 시장에서 여러 요인을 검토해 국가별로 가격을 책정한다”며 “가정 방문, 소비자 설문조사, 시장 분석, 홈퍼니싱 시장 분석, 물류 시스템, 환율, 관세, VAT, 제품 판매량, 매장 수 등 많은 요소들이 가격 책정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케아코리아가 최근 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5%는 이케아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응답자 중 88%는 국내 이케아 제품 가격이 적절하거나 저렴하게 책정됐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케아코리아는 “국내 홈퍼니싱시장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이케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케아 제품만으로 가격 실태 조사를 실시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케아코리아 제품 가격을 국내 홈퍼니싱(생활용품)시장의 제품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 ‘가구공룡’ 이케아의 개장 이후 한샘, 리바트, 까사미아 등 국내 가구브랜드의 제품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케아의 국내시장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