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보험사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경남 거제 한 도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는 보험사기극으로 밝혀졌다. 람보르기니를 들이받은 SM7 승용차 운전자가 평범한 근로자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알고 보니 두 운전자가 짜고 친 보험 사기였던 것.

이러한 외제차 보험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부 얌체 외제차 소유주와 정비업체가 국산차보다 수리비용이 높고, 수리비 책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보험 가입자에게 전가된다. 이에 따른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기 기승… 수리비 책정 불투명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2011년 1월~2014년 4월까지 발생한 차량 대물사고 총 17만건 중 외제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는 687건, 사기 보험금은 41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외제차의 평균 수리비는 280만원으로 국산차(90만원)보다 훨씬 비싸다.

두 사람이 짜고 사고를 내면 보험금을 미수선수리비 형태로 미리 받은 뒤 파손 차량을 수리하지 않거나 중소 수리업체에 저가로 수리 받아 그 차액을 취하는 식이다. 미수선수리비는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수리비, 부품교체비용 등을 추정해 그 추정가액을 수리비 명목으로 현금으로 수령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수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동일 차종, 동일한 수준의 파손에도 고객이나 정비업체의 성향에 따라 수리방법과 범위가 달라진다.

부품을 직접 유통하는 일부 외제차 전문 수리점에서는 부품 마진을 확대시키기 위해 경미한 사고에도 손상이 없는 부품까지 교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제차의 교통사고 부품 수리비는 국산차보다 훨씬 비싸다.


지난2013년 외제차 전체 수리비는 9673억원, 부품비는 5784억원으로 조사됐다. 외제차 전체 수리비 중 부품비만 59.8%를 차지하는 셈이다. 평균 부품비는 201만원으로 국산차(43만원)의 4.6배에 달했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자기차량손해율은 2011년 74.8%에서 2013년 82%로 늘어났다.

또 수리비 보상이 보험만으론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자동차 보험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대물배상 한도를 1억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의 경우 이 외제차의 수리비는 1억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수리에 따른 렌트비만 하루 200만원 선이다. SM7 차주가 1억 상품에 가입했다면 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나머지 금액(4000만원 이상)은 전부 자신이 물어야 한다.

◆“외제차 수리비 상한선 시급”

이에 따라 일정 수준까지만 외제차 수리비를 배상하는 제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가격 정보가 투명하지 않고 폐쇄적이다 보니 외제차에 대한 지급보험금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외제차의 명확한 수리비 산출·청구 기준이 없어 일부 수입차 운전자와 정비업체가 경미한 사고에도 과도하게 수리를 청구하는데 이는 곧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일부 외제차 운전자와 정비업체의 비양심적 행태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여 보험료를 인상하게 만든다는 부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