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안평 중고자동차시장에 전시돼 있는 차량들의 전경. /자료사진=머니위크DB

중고차 거래가 증가세인 가운데 중고차 매매과정에서 구매자의 피해가 빈번해져 주의가 요구된다. 잘 알고 살 경우 같은 가격에도 더 높은 급의 차량을 살 수 있지만 무턱대고 접근했다가는 문제가 있는 차량을 떠안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자동차 매매관련 소비자피해는 총 843건으로 전년(459건)대비 19.5%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에도 수리나 보상 등의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4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중고차거래의 심각성을 인지한 상태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오는 18일 당정협의를 열어 중고자동차 거래 투명화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고차 거래 시 확인할 점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차를 구매할 땐 반드시 중고차 딜러의 신분을 정확히 알고 관인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인계약서에는 매매업체명, 매매업체 대표자 이름과 직인, 종사원 자격증을 소지한 판매자 이름 등이 기재된다.

자동차등록증과 자동차등록원부를 열람해 차량의 소유관계·용도·가압류 여부 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업자 거래인 경우에는 매매상사의 전산시스템을 통해 즉시 확인이 가능하나 당사자 거래인 경우는 시·군·구청을 방문해 자동차등록원부를 열람해야 한다.


자동차등록원부를 통해 판매자가 차량의 소유자인지, 차량범칙금 미납으로 가압류된 건 아닌지, 렌터카에서 자가용 차량으로 변경된 차량은 아닌지 등을 확인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다. 중고차 사고이력정보인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사고 또는 침수이력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물이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저렴할 경우 의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대부분 중고차 매물사이트에서 구매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허위매물이거나 사고·침수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성능점검 시에는 성능점검기록부만 의존하지 말고 함께 참관해 차량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입차업체 인증 중고차, 신뢰도 높지만 비싸


최근 수입차시장이 급성장하며 수입중고차도 수요와 공급이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수입차는 가격대가 높고 감가상각이 큰 만큼 중고차 거래 시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국산차량 대비 부품가격이 비싼 수입차의 특성상 문제 있는 차량을 구매했을 때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수입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최근 각 수입차업체가 운영하는 인증중고차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증중고차사업이란 수입차업체가 공식 수입한 차량을 각사의 전문기술자들이 직접 점검해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수입차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2011년 선보인 ‘스타클래스’가 그것이다. 벤츠는 공식 수입한 차량 중 4년, 10만㎞ 이내 무사고차량이면서 178가지 정밀점검을 통과한 차량에 대해 ‘스타클래스’ 인증 후 판매한다. BMW도 ‘BMW 프리미엄 셀렉션’을 운영한다. 이밖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볼보코리아, 한국토요타 등도 올해 안으로 인증중고차사업 출범을 검토 중이다.

인증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이유는 수입차업체가 브랜드명을 내걸고 진행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아서다. 공식 수입한 차량에 한해 일정한 조건과 꼼꼼한 점검을 거치기 때문에 하자가 없는 차량임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중고차는 차마다 상태가 달라 가격이 제각각이어서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인증중고차는 중고차시장에서 거래되는 동종의 차보다 5~15%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