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밀당'과 유무선, LG유플러스 3만원대 '최저'
KT가 지난 8일 업계 최초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LG유플러스가 일주일 만인 지난 15일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양사의 요금제는 골격은 비슷하되 세부 내용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선제공격에 들어간 KT는 고가·중저가 요금제와 상관없이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 제공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을 무한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 제공량만 선택하면 된다. 최저 요금인 299요금제(2만9900원)에서 499요금제(4만9900원)까지 통신사 관계없이 ‘무선 간 통화’를 무한 제공한다. 549(5만4900원)이상의 요금제에는 ‘유무선’ 간 통화가 무한 제공된다.
중고가 요금제군에 해당하는 599(5만9900원) 이상 요금제에서는 ‘유무선 통화’ 및 ‘데이터’가 무한으로 제공된다. 데이터 무한은 기본 제공량 소진 이후에도 1일 2GB가 속도 제한 없이 제공된다. 2GB 소진 시에도 최대 3~5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한 이용할 수 있다.
KT만의 특징으로는 데이터를 이월할 수 있는 ‘밀당’(밀고 당기기) 방식을 마련했다. 밀당은 기존 KT에서만 제공하던 데이터 이월하기(‘밀기’)에 더해 다음달 데이터를 최대 2GB까지 ‘당겨’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고객은 이 기능을 통해 남거나 부족한 데이터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본 제공량 대비 최대 3배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기본 데이터를 6GB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499(4만9900원)’ 요금제 가입 시 밀당 기능을 활용하면 전월에서 이월한 6GB, 당월 6GB 및 차월에서 당긴 2GB를 합해 당월 최대 약 14GB까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업계 두번째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LG유플러스는 기본 골격은 KT와 유사하되 3만원대 요금제에 승부를 걸었다. 33.9(3만3900원) 및 38.9(3만8900원) 등 3만원대 요금제에서 KT와 비교해 데이터 제공량은 똑같이 제공하되 요금은 1000원씩 줄였다. 2만~4만원대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양사가 동일하다.
단, KT는 5만4900원 이상 요금제에서 유무선 전부 무제한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전 요금대역에서 무선 통화만 무제한이고 유선 통화는 기존대로 지불해야 한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중심 LTE 음성자유 요금제
◆“음성·문자 많이 쓴다면 추천, 반대라면 ‘주의’”
시민단체와 정치권, 소비자들은 최저 2만원대 요금제의 출시와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개편했다는 것에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제를 편성하는 통신 선진국의 보편적인 사례를 수용한 것”으로 “의미 있는 변화이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음성통화를 기반으로 한 요금제에서 벗어나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조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적 사항도 쏟아졌다. 우 의원은 먼저 KT와 LG유플러스 모두 최저 요금제인 299요금제의 기본제공 데이터가 300MB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데이터 사용자의 월 평균 이용량이 이를 훌쩍 넘는 2~3MB라는 점에서다. 그는 “국민 전체의 숫자를 훌쩍 뛰어넘는 5600만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가 80%를 넘는 상황에서 기본제공 데이터가 300MB에 국한됐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2만원대 요금제’라는 표현에도 비판이 따랐다. 양사 모두 최저 2만원대 요금제라고 홍보했지 정확히 2만9900원으로 사실상 3만원에 가깝고, 부가세를 포함하면 실납부 금액은 3만2890원이다. 이에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부가세를 포함한 요금제로 명칭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며 “통신사뿐 아니라 정부 당국에서 강제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KT의 경우 1분기 평균 ARPU 금액이 3만4389원, LG유플러스는 3만5792원인 점을 감안하면 (299요금제가) 소비자 부담을 크게 경감시키는 금액은 아니다”라며 “가계통신비 인하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시민단체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 중에서 ▲음성과 문자를 많이 쓰는 경우, 해당 요금제가 통신비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음성이나 문자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오히려 주의가 필요하고, 되레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경우에 따라 ‘중저가 요금제’ 선택 시 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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