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의 시작은 이름없는 독립군의 사진 한장에서 비롯됐다. 최동훈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있고 흔들림 없이 그 운명 속으로 걸어가는 한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말한다. 그는 2006년 <타짜> 개봉 당시 처음 <암살>의 이야기를 구상했지만 이 작품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로 결심하고 1930년대 독립운동사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구상한 지 9년 만에 비로소 <암살>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암살>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30년대는 문학사적으로 낭만주의가 팽배했고 모더니즘이 꽃을 피운 시기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독립을 위한 투쟁이 계속되던 시기다. <암살>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의열단’의 활동기록을 모티브로 가상인물들이 펼치는 허구의 암살사건을 그렸다.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제작진은 중국의 10대 세트장으로 불리는 상하이 처둔·셩창·라오싱 등의 세트장에서 한달여간 24회차의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처둔세트장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색, 계> 등의 중국영화를 촬영한 곳으로 한국의 근현대세트장인 2만2000평 규모의 합천 영상테마파크보다 약 27배 큰 60만평 규모를 자랑한다.
<암살>이 여름 극장가의 ‘관심작’으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화려한 캐스팅 덕분이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의 전지현을 비롯해 ▲작전을 위해 암살단을 불러모으는 냉철한 임시정부대원 ‘염석진’ 역의 이정재 ▲암살단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로 분한 하정우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의 파트너 ‘영감’의 오달수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을 맡아 위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한 조진웅 등이 <암살>의 스토리를 이끈다.
<암살>은 지난 3월 개막한 ‘제39회 홍콩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포스터 공개만으로 북미·중국·홍콩 등 주요 10개국에 선판매된 바 있다.
시놉시스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명의 독립군을 암살작전에 투입하기로 결심한다. 한국 독립군 제3지대 저격수 안옥윤과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전문가 황덕삼이 그들이다.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차례로 찾아 나선다. 이들의 임무는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을 암살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하지만 상하이 일본영사관과 내통하는 배신자의 정보가 입수되고 그로부터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