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저성장, 저출산시대다. 현재 금리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저라고 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여서 티끌모아 태산이 아니고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나오는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내수경기 위축으로 이어졌다.
복리의 마술을 기대할 수도 없다. 예컨대 이자가 연 12%일 경우 6년이 지나면 원금은 두배가 된다. 그러나 이자가 연 1%라면 원금이 두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70년이다. 30세에 넣어둔 돈이 100세가 돼야 두배가 된다는 얘기다. 아무리 100세시대라지만 써볼 틈도 없는 셈이다. 복리의 마술도 1% 금리시대에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 같은 경제현실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방안이다. 자산을 배분할 때는 자산을 용도별로 파악한 뒤 목표수익률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기간에 따라 크게 장기와 단기로 분류된다. 장기는 안전자산인 정기예금과 MMF를 들 수 있다. 단기는 위험에 노출된다. 중위험 요소를 지닌 주가연계펀드와 공모주펀드, 고위험 요소를 지닌 주식형펀드 등이다.
◆일본,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
이제 저성장에 접어든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다. 그중에서도 일본을 들여다보자.
최근 일본경제는 20년간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활기를 띠고 있다. 아베 내각의 신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엔화약세를 가속화했고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에 2년 동안 주가가 100% 상승했다. 올해도 엔화약세에 의한 일본 기업들의 대외수출 경쟁력이 실적으로 연결돼 수출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본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저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율 효과만으로 일본기업의 매출이 증대되고 이익도 늘어난다. 달러대비 엔화의 가치가 낮아진 만큼 수출에서 가격경쟁력이 개선된다. 수출이 증가하면 무역수지 흑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기업의 수익개선과 적극적인 투자확대의 선순환 구도 형성, 실질소득 향상에 따른 소비증가 기대감도 일본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이끄는 요소다. 일본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고용증가와 임금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금 인상은 일본 내수성장에 도움을 주며 내수주 비중이 높은 일본 중소형주에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일본 국내투자자의 주식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일본 국내기업의 주식매입이 꾸준히 늘었다.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신탁은행과 일본기업의 주식매입 규모가 늘고 있다. 아베 내각 출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 주식 순매수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일본 공적연금의 자국 내 주식투자비중을 확대한 것도 일본증시 상승에 도움을 준다. 또 소액투자비과세제도로 가계 금융자산의 주식투자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증시, 엔화약세 기반으로 부활 조짐
얼마 전 구로다 일본중앙은행(BOJ) 총재는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더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125엔까지 급락하던 엔화가치가 이후 122엔대로 소폭 반등했으나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지나치게 빠른 엔화약세를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엔화약세 기조 자체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약세 속도 조절로 약세흐름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실적 및 자금흐름과 일본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일본 주가의 완만한 상승세를 견인했다. 수출 및 여행수지 개선에 힘입어 일본 경상수지는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위안 환율이 지난 2013년 이후 44% 상승하며 중국인관광객을 유인했다. 중국인관광객으로서는 2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비용으로 일본여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도 더해졌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4월 소비세를 8%로 인상했다. 하지만 외국인관광객에게는 이에 대한 면제 조치를 사실상 전품목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관광객 수의 급증에 따른 수혜를 받는 기업들은 주가도 크게 올랐다. 엔화약세 영향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
잃어버린 20년을 뒤로 하고 일본증시가 적극적인 양·질적 완화정책, 아베노믹스 등으로 나타난 엔화약세를 기반으로 부활의 조짐을 보인다. 아울러 강력한 구조조정, 증시수급 여건개선 등의 긍정적 요인까지 가세하며 주가상승에 힘을 보탠다.
지난 1988년 2월 이후 27년 만에 최장기간 상승랠리를 이어간 일본증시는 단기 기술적 조정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부양의지와 지속되는 엔저정책으로 기업의 실적이 받쳐주는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