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여행 작가라는 직업은 누구에게나 로망의 대상이다. 영화를 실컷 보면서, 여행을 원 없이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작가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이유는 아마 여행작가라는 직업이 배우고 싶은 것을 ‘즐겁게’ 배울 수 있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주변의 많은 고등학생 중에는 여행작가를 꿈꾸며 작가에게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여행작가는 청소년들이 꿈 꿀 만한 직업일까? 21년 동안 14권의 책을 쓰며 여행작가로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이신화 씨를 만났다.
여행작가란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여행작가란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가정형편이 좋거나 돈이 많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남들처럼 뻔한 인생이 싫어서 시작한거죠. 기자생활을 10년 정도 했는데,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중앙일보 내에 사우들이 보는 사보에 맛집 원고를 쓴 것이 계기가 됐어요. 그 원고를 가지고 “이런 콘텐츠가 있으니 게재해 달라”며 여성지와 사보 등에 찾아갔죠. 하나둘 게재가 되며 프리랜서로 전향했습니다.
이후로 ‘서울근교 낭만드라이버 101선’이라는 책을 시작으로 21년 동안 총 14권의 책을 냈습니다. 여행작가란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이유가 컸죠. 남들은 돈 들이고 여행 가는데, 나는 돈 벌며 여행 가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여행작가란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여행작가란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다양한 세상을 알아가고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죠.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친구이자 재산이 됩니다. 또, 여행을 하면서 사물이든 사람이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보려고 해요. 더 많은 것을 전해야 된다는 직업의식이 아니면 놓치기 쉬운 것들이죠. 또 하나의 장점은 돈을 벌면서 여행할 수 있다는 거구요.
여행지를 정하는 루트는 어떻게 되나요?
가끔 출판사나 사보회사에서 요청을 하기도 하지만 저는 누가 시켜서 가는 것을 싫어해서 제 임의로 정하는 편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일반 여행자와는 다르게 현지에서는 순발력과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어느 지역을 갔을 때 많은 자료를 취합해 좋은 것을 꺼내야하기 때문이죠.
여행작가의 수입은 어떻게 되나요?
방송활동 수입이 있지만 인세수입이나 사보나 언론매체에 글을 쓰고 받는 수입이 대부분이죠. 월로 보면 수입이 많을 때도 있지만, 연 평균으로 따지만 직장생활인에 비해 적습니다. 여행작가로서 경제적으로 괜찮은 생활을 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수입만 바라고는 이 일은 할 수 없어요. 자기성취에 대한 만족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럼, 여행작가의 가장 힘든 점은 경제적인 부분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돈 버는 것에 대해 집중하면 돈을 벌 수도 있는데, 여행작가가 돈 벌려고 시작하는 직업은 아니니까 감수해야죠. 가장 힘든 건 여행이 재미없어질 때가 있을 때죠.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 일이 하기 싫어질 때. 그러면, 다르게 글을 써 본다거나 다른 여행을 계획한다거나 하는 일들을 하게 되요. 저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여행을 하며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때는 언제 인가요?
스위스, 슬로베니아 등 풍광이 정말 좋은 여행지를 갔을 때와 에피소드가 있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에피소드는 사람이나 헤프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긴장되거나 안 좋았던 것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에 남지만요. 여행은 사실 정보보다는 에피소드를 얻기 위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정보는 사실 쉽게 찾을 수 있고 많잖아요. 저도 정보서를 내긴 하는데, ‘과연 필요한가’라는 생각도 해요. 여행을 하며 정보서가 없으면 답답하기도 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 다녀와서 공부하는 것도 묘미가 있더라구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정보가 있으면 여행 자체를 즐기기 힘든 부분도 있거든요.
여행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재미를 붙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즉,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늘 즐거운’ 여행작가의 기질을 찾는 것입니다. 기질을 발견했다면 한번 부딪혀 보세요. 해외여행을 계획하든,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 여행을 하든 우선 부딪혀 봐야 합니다. 앉아서는 여행작가가 될 수 없잖아요. 일을 저질러 놓고 자신이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진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글쓰기나, 책 출판 등에 관해 고민하고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런 준비 과정은 여행작가뿐 아니라 다른 일에도 성공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주변에 글쓰기에 대한 고충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데, 필력은 노력하면 충분히 늘 수 있어요. 모방을 해 보거나, 여행관련 책들을 많이 보는 게 방법이죠. 그리고 글쓰기 관련 직업을 가지면서 하면 유리합니다.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 줄 조언은?
여행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저처럼 ‘남들처럼 뻔하고 재미없게 살지 않겠다’는 각오인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요. 여행작가란 직업은 앞으로 없어지지 않을, 충분히 뜰 만한 직업이긴 하지만, 잘해야 합니다. 어떤 직업이든 똑같잖아요. 그러려면 영어, 역사, 문화 등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란 얘기가 따분하지만 여행작가하며 하는 공부는 재미있을 수 있어요.
간혹 상담하는 친구들 보면 값비싼 카메라부터 준비하려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것보다는 핸드폰 카메라나 값싼 카메라로 찍고 블로그에 글쓰기부터 먼저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신을 작품화 하는 과정이죠. 그 글이 재미있으면 출판사에서 먼저 책을 만들어 보자는 연락이 오기도 할 겁니다. 글쓰기를 몇 번 한 후, 반응이 없다고 시들해 질 것 같으면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것이 나아요. 어떤 일이든 꾸준하고 끈기가 있어야 하잖아요.
여행작가 일은 몇 사람에게는 비전이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비전이 있는 일은 아닙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주말 등을 이용해 여행작가에 도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게 글이 쌓이고 이동거리가 쌓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이신화(여행작가)
10여 년간 잡지사, 신문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 여행작가가 된 지 20여 년이 흘렀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일간지를 비롯 각종 사외보에 기고하고 있으며 kbs, sbs 등 다수 방송과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서울근교 낭만드라이브 완벽가이드 101선》, 《그래 떠나고 보는 거야》, 《서울 근교 여행 베스트 33선》, 《몸이 좋아하는 건강여행 1권, 2권》,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결혼 전에 꼭 가봐야 할 낭만적인 여행지》, 《없어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맛집 967》, 《대한민국 최고의 맛집 119》, 《on the camino》, 《사계절 우리가족 건강여행》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