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큰 고통을 겪고 계신 환자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6월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롯데 경영권 분쟁)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8월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재계 오너가 최근 1년 사이 계속 늘고 있다.
'땅콩 회항' 논란을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해 6월 허리를 90도 숙여 국민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 것에 대해 머리를 조아렸다.
평소엔 얼굴조차 보기 힘든 재계 수장이 취재진 앞에 '대국민 사과'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 그런데 유독 최근 1년 사이 고개 숙인 수장은 3명에 이른다. 그룹 수장들이 대국민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재조명했다.
고개 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수많은 유행어 남긴 조현아 땅콩 사건
국제망신으로 번진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은 지금까지도 식지 않을 정도로 치욕적인 이슈로 기록됐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4년 12월5일(미국 현지시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뉴욕 J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탑승구를 빠져 나온 대한항공 KE086편을 탑승구로 리턴시켰다. 이유는 접시에 담아 서비스해야 하는 견과류(땅콩)를 승무원이 봉지째 내 놓았다는 것. 이 때부터 이 사건은 '땅콩 회항', '땅콩 리턴'으로 회자되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결국 조양호 회장의 허리를 숙이게 했다.
이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은 구치소에 입건됐는데 최근엔 구치소에서조차 브로커의 도움으로 편히 생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또 다시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조현아 땅콩리턴 사건이 이젠 '조현아 구치소 갑질 사건'으로 번질 기세다.
고개 숙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대한민국 공포 몰아 넣은 '메르스' 사태
'69일간'의 전쟁. 지난 5월20일부터 7월28일 정부의 종식 선언까지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 넣은 메르스 사태 이야기다. 최근 70여일 간 발생한 메르스 확진 환자는 186명(세계 2위)이며 사망자는 36명에 달했다. 또 1만6693명이 격리대상자로 지목됐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고개를 숙인 오너는 이재용 부회장. 그가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2차 근원지로 밝혀졌기 때문.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겨드렸다"며 "유명을 달리 하신 환자분과 유가족들에 대해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시스템이 도마위에 올랐고 우리나라 후진 의료 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경제·사회적 손실도 컸다. 실제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메르스 공포로 0.2%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는 종식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왕자의 난' 롯데가 집안 싸움
고개 숙인 오너 가운데 가장 '핫' 한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롯데가에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결구도를 펼친 가운데 그는 지난 3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신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미안하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우리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왕자의 난'은 지난 7월27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방문, 신 회장을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6명을 해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신 회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 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전격 해임한 것. 신 총괄회장이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것은 롯데 설립 이후 사상 처음이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해임지시서' 서면 문건과 "신동빈 회장을 (그룹 회장자리에서) 강제로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육성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단정하고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 중 롯데의 최종 후계자로 누가 선택될지 예측하긴 힘들다. 다만 또 한번 국민 앞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란 건 확실해 보인다.
'69일간'의 전쟁. 지난 5월20일부터 7월28일 정부의 종식 선언까지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 넣은 메르스 사태 이야기다. 최근 70여일 간 발생한 메르스 확진 환자는 186명(세계 2위)이며 사망자는 36명에 달했다. 또 1만6693명이 격리대상자로 지목됐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고개를 숙인 오너는 이재용 부회장. 그가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2차 근원지로 밝혀졌기 때문.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겨드렸다"며 "유명을 달리 하신 환자분과 유가족들에 대해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시스템이 도마위에 올랐고 우리나라 후진 의료 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경제·사회적 손실도 컸다. 실제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메르스 공포로 0.2%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는 종식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고개 숙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왕자의 난' 롯데가 집안 싸움
고개 숙인 오너 가운데 가장 '핫' 한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롯데가에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결구도를 펼친 가운데 그는 지난 3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신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미안하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우리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왕자의 난'은 지난 7월27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방문, 신 회장을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6명을 해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신 회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 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전격 해임한 것. 신 총괄회장이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것은 롯데 설립 이후 사상 처음이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인정한다는 '해임지시서' 서면 문건과 "신동빈 회장을 (그룹 회장자리에서) 강제로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육성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단정하고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 중 롯데의 최종 후계자로 누가 선택될지 예측하긴 힘들다. 다만 또 한번 국민 앞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란 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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