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지적장애 여성 DNA.

40여년 전 집을 나간 뒤 실종된 지적장애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가게 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정모씨(72)는 지난 3월 모국 방문길에 순천에 거주하는 친척 동생집에 머물던 중 “40여년전에 잃어버린 딸을 찾고 싶다”며 순천경찰서를 방문했다.
경찰서를 방문한 정씨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딸 얼굴을 보고 싶다. 꼭 좀 찾아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정씨의 기구한 사연은 이랬다.

지난 1974년 3월경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에서 살았던 정씨는 당시 9살인 지적장애인 딸이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정씨는 그 후 3년간을 딸을 찾아 헤멨지만 성과는 없었고, 197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정씨는 미국 LA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며 갖은 고생 끝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갔지만 항상 가슴 한구석은 늘 허전했다.


모국에 두고 온 딸이 그것도 딸을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한시도 편하게 생활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같은 사연을 전해들은 순천경찰은 정씨에게 DNA채취를 권유했고, 유전자등록 의뢰 약 2개월 후 실종아동전문기관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그러나 경찰은 조심스러웠다.

애타게 찾던 딸이 아닐 경우 가족들에게 또한번 상처와 실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다시한번 정확한 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미국에 돌아간 정씨에게 현재의 진행 상황을 설명한 후 머리카락, 손톱 등 을 국제우편으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의뢰했고, 검사 결과 실종자와 신고자의 유전자가 친족으로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게됐다.

애틋한 부정(父情)과 경찰의 과학수사 덕분으로 40여년만에 극적인 가족 상봉을 이끌어 낸 것이다. 

딸을 찾게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 정씨는 “40여년전에 잃어버린 딸을 찾은 것이 꿈만 같다. 빨리 한국에 들어가 딸을 만나고 싶고 딸을 찾아 준 경찰관들에게 고맙다”고 기쁨을 전했다. 

한편, 경찰 확인 결과 딸인 정모씨(49)는 오래전부터 충북 음성 꽃동네 마을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