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그놈이다>는 여동생을 잃은 남자가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의 도움으로 끈질기게 범인을 쫓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지난 1999년 부산의 청사포 해변마을에서 발생한 한 여대생의 죽음을 모티브로 한다.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여대생을 기리는 천도재가 진행되는데 마지막 의식인 넋건지기굿(저승가는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한 가득 담긴 놋그릇을 바다를 향해 던지는 의식)이 진행될 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붉은 천이 팽팽하게 당겨지더니 끝내 끊어지고 놋그릇만이 둥둥 떠내려와 한 청년 앞에 멈춘 것. 죽은 여대생의 아버지는 이를 보고 직감적으로 그 청년을 범인으로 확신해 6개월 동안 끈질기게 추적했지만 심증만 있을 뿐 결국 범인임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놈이다>만의 차별화 요소는 천도재, 넋건지기굿 등의 민간 신앙과 살인 사건을 예지하는 소녀 캐릭터가 묘한 결합을 이뤘다는 점이다. 여기에 장우(주원), 민약국(유해진), 시은(이유영) 세 캐릭터의 관계구도 역시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다. 


범인을 잡는 일에 모든 것을 건 남자 장우와 범인으로 의심 받는 민약국, 그리고 또 다른 죽음을 예견하는 시은의 관계는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극으로 치닫는다. 사건의 중심 축을 담당하는 장우에 이입해 '그놈'의 실체를 관객이 따라간다면 집요하고 끈질기게 몰아붙이는 <그놈이다>만의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시놉시스
세상에 단 둘뿐인 가족 장우와 은지. 부둣가 마을의 재개발로 장우는 은지를 위해 서울로 이사를 결심하지만 은지가 홀연히 사라지고 3일 만에 시체가 돼 돌아온다. 목격자도 단서도 증거도 없이 홀로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 장우는 동생의 영혼을 위로하는 천도재에서 넋건지기굿의 그릇이 흘러간 곳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장우를 피해 달아나는 그를 죽은 동생이 범인으로 지목한 거라 생각한 장우는 그놈의 흔적을 찾기 시작하는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