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어닝쇼크’(실적충격)로 동반하락했던 건설사들의 주가가 서서히 회복되는 모양새다.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상승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지금이 ‘저가매수 타이밍’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삼성ENG 후폭풍 버티는 건설사


앞서 지난달 22일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영업손실 1조51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손실도 1조3342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발표와 함께 주가는 지난달 22·23일 각각 18·19% 급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어닝쇼크와 함께 주요건설사들의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64% 떨어졌다. 대림산업, GS건설도 각각 전날보다 5.47%, 6.37% 급락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어닝쇼크의 후폭풍이 건설업종 전반으로 번지지 않고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부동산사업의 매출구조가 탄탄한 업체와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로서 역량을 갖춘 곳, 건축자재분야에서 부가수입이 많은 회사 등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는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의 주가는 3만6000원이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23일 3만7100원으로 1100원(3.06%) 올랐다. 대림산업도 지난달 22일 7만900원이었지만 다음날 7만3000원으로 2100원(2.96%) 오르며 손실을 일부 회복했다.

GS건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2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26일 2만4050원까지 더 하락했지만 27일 2만4350원으로 300원(1.25%) 반등하며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냈다.

현대건설 사옥. /사진=뉴시스 DB

◆현대건설, 업종 내 최선호주
증권가에서도 대형건설사들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다. 건설사들이 올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거나 실적호조가 전망된다는 기업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결국 건설주는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저가매수’를 고려할 시기라는 얘기다.

현대건설은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기업 경영성과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 3분기 매출은 4조71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22억원(10.6%), 영업이익은 2644억원으로 338억원(14.6%) 각각 늘었다. 지난해 3분기보다 잠정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재정정책으로 인한 인프라투자 시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전망이고 그룹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 해소시기에도 근접했다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또 미착공 프로젝트의 매출지연은 여전했으나 4분기 이후 매출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주식은 적정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데다 현대엔지니어링 관련 이슈가 펀더멘털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이슈가 아니라는 판단에 저가매수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5만2000원을 제시했다.

◆대림산업, 3분기 연속 흑자 기록대림산업도 올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만큼 저가매수를 고려할 만하다. 대림산업은 올 3분기 매출 2조3993억원, 영업이익 680억원, 당기순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올 1분기 687억원, 2분기 634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수주실적은 9조4722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목표인 9조2000억원을 초과달성한 것으로 국내와 해외부문 수주금액은 각각 7조8528억원, 1조6194억원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의 투자포인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시공법인(DSA) 수주잔고가 54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 내년 사우디 페트로라빅을 제외하고 올 연말까지 대부분의 현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이 복합기업과 비건설부문(유화 등)에서 영업이익 2000억원과 지분법이익(NCC 등) 1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이익 창출능력을 보유한 건설부문 턴어라운드 시 상대적으로 이익상승폭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림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 목표주가 10만5000원을 제시했다.

GS건설, 싱가포르 '응텡퐁 종합병원'. /사진제공=GS건설

◆GS건설, 자산매각으로 리스크 극복
GS건설은 지난달 28일 공정공시를 통해 매출 2조7889억원, 영업이익 109억원, 신규수주 2조4323억원의 올 3분기 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 중이다.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난해 3분기 2조3046억원 대비 21.0% 증가했고 올해 누적매출은 7조5958억원으로 13.17%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4.37% 감소했지만 누적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314.1% 증가했다.

매출부문은 플랜트가 전년 동기대비 22.7%, 주택건축부문은 31.2% 늘며 매출증가를 이끌었다. 인프라부문도 36.5% 증가하며 전부분에서 고르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GS건설은 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국면이다. 물론 해외부문 부실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하지만 3~4분기 실적변동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리스크가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은 어닝스파워가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부실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가 전개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GS건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만4000원을 내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