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학교를 가보면 학부모님들을 대하는 게 힘들다고 하시는데, 저희는 학부모님들이 믿고 맡기는 것이 가장 고마워요.” 대외적으로 워낙 알려진 덕에 학부모들의 신뢰가 두텁다는 말이다. 정운계 동구마케팅고 교장의 이력서 경력란은 ‘동구마케팅고에서 36년 교육’ 한 줄이다.
1979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영어교사로 부임해 35년째 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30년 전 졸업한 제자들의 자녀나 조카가 입학했다며 인사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취업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동구마케팅고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워낙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덕이다.
“잘 갖춰진 인프라 덕에 졸업한 학생도 챙길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죠. 4월1일자로 취업률이 70%라고 해도 그 이후에도 계속 취업이 되어서 80%까지는 취업시키는 것 같아요. 재학생들이 거의 취업 결정을 한 후에도 기업에서 연락이 오거든요.”
물론 안 되는 일이지만, 대학을 갔다가 취업이 안 되면 고등학교 졸업으로 해서 취업할 수 없나 묻는 학생도 간혹 있다.
“대학에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일반계에 가고, 대학을 졸업하지만 사실 중학교 성적이 30% 정도 되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도 힘들뿐더러 취업하고 나서도 오히려 우리 학교 학생들보다 더 못한 곳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동구 마케팅고의 1~3학년까지 단계적인 취업 프로그램은 많은 졸업생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부분이다.
정 교장은 정심교육, 로즈운동 등 진행 중인 인성 프로그램 가운데 올해에는 특히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예전부터 도서에 대한 전산화 작업이 잘되어 있어서 학교에서 도서관을 활용한 수업을 선도적으로 했어요. 전문성 함양교육은 기본이고, 인문적인 소양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생각하는데, 독서교육이 가장 원활하지 않나 생각해요.”
‘마케팅고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마케팅 계열로 취업하기 힘들지 않나?’라고 묻자 조금 답답한 질문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영문과 졸업한 친구들이 모두 전공 살려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고 영어교사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죠. 마케팅뿐 아니라 은행이나 공기업, 사무직 등 다양한 곳에 취업해요.” 정교장은 질높은 다양한 취업처에 대해 높은 자부심을 보였다.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와 교사들을 믿고 입학하는데,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이 책임감이 한마음으로 뭉쳐서 좋은 결과를 맺었고 그것이 오늘날 동구의 역사를 만들었어요. 제자들이 저에게 살아가는 데 힘이 되듯 저도 제자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