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그룹인 '동교동계'에서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박주선 무소속 의원(광주 동구)은 "원로마저 떠나야 하는 폐쇄적 친노패권주의 '무신무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권노갑 의원이 몸 담고 성장해온 ‘동교동계’야말로 ‘패권 정치’의 단면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동교동계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정치인들의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것에서 유래했다. 동교동계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르던 ‘상도동계’와 한국 정치의 양대 산맥을 이뤘다.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각각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를 발판삼아 ‘민주적’ 패권(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권력)을 꿈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양당이 민주화를 이끌던 시대에 정당은 ‘총재’ 시절이었다. 당 대표가 ‘사무를 총괄하여 결재하는 사람’을 일컫는 ‘총재’라 불렸던 것이다. DJ와 YS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 정치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도 ‘총재 정당’ 시절의 패권적 당 운영이 자리하고 있었던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총재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평검사와의 대화’를 추진할 만큼 관공서에 뿌리박힌 위계적 질서를 없애려 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을 따르는 정치인들이 생겼다. 그러나 이들은 옛 ‘동교동계’ 혹은 ‘상도동계’와 같은 이름을 갖지 못한다. 오로지 ‘패권정치’라는 올가미에 씌어있다.
'권노갑 탈당'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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