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올리면서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한달 만에 연 3%대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로 동결했지만 시장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2015년 12월말 기준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연 3.22%로 전달(연 2.98%)에 비해 0.24%포인트 인상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연 3.09%로 연 0.25%포인트, 0.2%포인트 올렸다. 2015년 11월말 대출금리 연 2%대를 적용한 KEB하나은행(연 2.94%), IBK기업은행(연 2.96%), NH농협은행(연 2.90%)도 각각 연 3.08%, 연 3.06%(IBK기업은행·NH농협은행)로 인상했다.
지방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가운데 연 2%대 금리를 적용한 은행은 단 한곳도 찾을 수 없게 된 것. 은행권에선 주담대를 비롯해 신용대출금리까지 앞으로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제로금리를 벗어나고 올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고 오르고 있어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예금금리도 상승하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은 급여이체 등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더해 연 2.06%까지, SC은행은 신규거래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연 2.1%의 특판을 내놨다. 연 2%대의 예금금리가 등장한 것은 거의 1년 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특판 예·적금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 은행 간 시중자금 흡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출금리가 상승추세인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의 금융상품을 통합해 비교 공시하는 '금융상품한눈에' 홈페이지를 오픈해 눈길이 쏠린다. 이 홈페이지는 14일 오픈 첫날 방문객이 13만명을 돌파할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상품은 ▲예·적금, 펀드 금리를 안내하는 '부자되세요' ▲대출금리를 보여주는 '필요하세요' ▲보험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준비하세요' 등 3가지 코너로 마련해 운영중이다. '부자되세요'코너에선 정기예금, 적금, 펀드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정기예금의 경우 저축금액을 입력하고 저축예정기간을 선택하면 전국의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높은 금리의 상품부터 나열된다.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신용대출 별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금리는 물론 인지세와 같은 대출 부대비용이나 중도상환수수료 유무까지 자세히 조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