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중국 제조업체의 돌풍이 거세다. 이제 '대륙의' 샤오미와 화웨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시 한 번 쯤은 고민하게 되는 '선택지'가 됐다.

◆ '예고편'만으로도 들썩


돌풍의 주역은 바로 '샤오미'와 '화웨이'다. 최근 LG유플러스에서 판매한 화웨이의 저가 스마트폰 'Y6'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2만대를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가격이 싸면서 일반 스마트폰에 떨어지지 않는 사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Y6는 '사실상 0원폰'으로,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해 사용해도 월 할부 금액을 0원으로 만들 수 있다. Y6는 5인치 720p HD(1280×720 화소) IPS 디스플레이와 퀄컴 MSM8909(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카메라는 전면 200만 화소, 후면 800만 화소이며 배터리 용량은 2200mAh로 착탈식이다. 출고가는 15만4000원으로 최저수준이지만 '무난한 스펙'을 가졌다는 평가다.

화웨이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샤오미'는 얼마 전 국내 판매를 놓고 한차례 진통을 겪었다. 인터파크가 KT자회사와 함께 샤오미의 보급형 스마트폰 '홍미노트3'를 수입해 판매하기로 했지만 KT본사와의 협의문제로 이틀 만에 판매를 잠정 중단한 것.

현재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샤오미 스마트폰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틀 간 '샤오미 홍미노트3'가 포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 된다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게 된 '예고편'쯤으로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화웨이 Y6(왼쪽)와 샤오미 홍미노트3. /사진=화웨이, 샤오미


◆ 변하는 국내 시장


중국 스마트폰의 '예고된' 공습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변하고 있다. 지난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50만원 미만의 중저가 단말기 판매 비중은 3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의 중저가 단말기 비중은 평균 33.4%를 기록했다. 단통법 시행 전인 2014년 7~9월 평균 21.5%보다 11.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흐름에 국내 스마트폰 제조회사들도 앞다투어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탑재된 '2016년형 갤럭시A5·A7'을 지난 14일 출시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같은날 저가 스마트폰인 'K10'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2016년형 갤럭시A5·A7'의 출고가는 50만원대, LG전자 '10'의 출고가는 20만원대로 1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하면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가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5(왼쪽)와 LG전자 K10 /사진=삼성전자, LG전자


◆ 호언 뒤의 점유율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화웨이는 신작 스마트폰인 '메이트8'을 공개하며 2년 안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로 발돋움하겠다고 호언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의 공세로 점유율이 줄어든 상태. 짧은 기간 세계 시장 3위로 올라선 화웨이의 자신감은 단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 것이다.


화웨이 외에도 'CES 2016'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신작 공개는 줄을 이었다. 'ZTE'는 샤오미와 유사한 팬클럽 모집을 발표하며 저가 스마트폰 '그랜드X3'를 공개했다. '레노버'도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 '바이브 S1 라이트'를 공개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의 '위협적인' 자신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케빈 호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핸드셋 부문 대표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화웨이 신작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화웨이


저가 스마트폰은 포화상태인 세계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제조업체가 있으며 '예고편'만으로도 국내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중국 외산폰의 공세에 무너질지 '본편'에 관심이 집중된다.